[카드뉴스 팡팡] 조선시대 어우동이 타투 마니아였다고?

입력 2017-06-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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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조선시대 어우동이 타투 마니아였다고?

잉크를 머금은 바늘이 살갗을 따끔히 지나가자
피부에 꽃이 피어나고 글귀가 새겨집니다.
허리와 목, 손가락까지… 개성을 드러내는 트렌드로 자리잡은 ‘타투(tattoo·문신)’입니다.

어느덧 타투 인구는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TV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테이프로 타투를 가린 채 등장하기도 하지만 실제 거리에선 남녀를 막론하고 패셔너블한 타투를 드러낸 채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불량배나 하는 짓’에서 ‘패션’으로 진화중인 타투.

하지만 여전히 타투는 법적으로 ‘불법’입니다
타투가 의료행위로 규정돼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들어서야 타투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죠.

그런데, 아직까지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타투가 약 600년 전 조선시대에 유행했다면 믿으시겠어요?

※책 ‘한국의 문신-타투이스트가 전하는 타투 이야기’를 참고했습니다.

“사랑한다면 내 이름을 새기세요”
조선시대를 뒤흔든 ‘스캔들의 주인공’ 어우동이 문신을 즐긴(?)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고 여러 남성과 교제했던 어우동은 자신에게 사족을 못 쓰는 남자들의 팔뚝이나 등에 먹물로 자신의 이름을 새기곤 했답니다.

어우동은 또 자신의 몸에도 정을 맺었던 이들의 이름을 새기곤 했다는데요.
이 때문에 그와 밤을 보낸 남성들을 관가에 잡아들이기가 쉬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문신을 새기고, 새겨주며 조선시대 문신 마니아(?)의 면모를 보였던 어우동은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문란케 했다는 죄로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몸에 새겨 넣은 효심”
어우동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문신을 새겨 넣은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효자’ 김수영인데요. 그는 부모를 잃은 슬픔에 3년을 괴로워하다 하늘에 맹세하는 글 132자를 직접 자신의 무릎에 새겨 넣었다고 하죠. 이 사실을 안 임금은 그의 효성에 감동하여 비석을 세우고 부역이나 조세를 면제해 주는 ‘복호’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전쟁터에 나가기 전, 비극적 의식”
전쟁터에서 사망한 군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용도의 ‘군번줄’. 조선시대에는 이 군번줄 대신 문신을 새기는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이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죽더라도 몸에 새겨진 문신으로 가족에 의해 고향 땅에 묻히겠다는 소망이기도 하죠. 아버지 혹은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기 전날, 가족들은 눈물로 그들의 몸에 문신을 새겼습니다.

“맹세와 의지, 투쟁의 의미로”
문신은 또 전쟁터에서 군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도 사용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순조 12년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홍경래의 난 당시 용천부사 권수(權琇)는 반란군에게 쫓기고 병사들이 흩어지는 등 수세에 몰리자 병사들 앞에서 팔뚝에 문신을 새겨 병사들을 응집시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우리만의 사랑과 우정의 증표”
지금의 젊은이들이 사랑과 우정의 증표로 문신을 하듯 조선시대에도 연인, 친구, 의형제와 함께 새겼던 ‘점상문신’이 있었습니다. 실 끝에 먹물을 묻혀 바늘에 꿰어 살에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타원형의 점을 닮은 문신을 새기는 것입니다. 조선시대부터 무려 1960년대까지 유행했던 점상문신은 70대 할머니의 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죠.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기 위해서.
영원을 약속하는 타투의 의미는 조선시대에도 지금과 다를 것이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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