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홍 부산대 교수 "삼성-대우조선 합병 아닌 각사 경쟁력 살려야"

입력 2018-02-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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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폐합 아닌 생산용량 줄이는 구조조정..성동조선은 금융비용 줄여야

▲유관홍(72) 부산대 석좌교수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직후부터 국내 조선사의 생산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국내 조선산업을 일으킨 1세대일 뿐 아니라 해당 산업의 구조조정을 주창한 첫 주자였던 셈이다. 유 교수는 “단순히 회사 수만 줄이는 방식이 아닌 각 사의 철학을 살리면서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2월 2일 울산 자택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관홍(72) 부산대 석좌교수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직후부터 국내 조선사의 생산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국내 조선산업을 일으킨 1세대일 뿐 아니라 해당 산업의 구조조정을 주창한 첫 주자였던 셈이다. 유 교수는 “단순히 회사 수만 줄이는 방식이 아닌 각 사의 철학을 살리면서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2월 2일 울산 자택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은 흔히 ‘줄여야 한다’로 귀결한다. 합치고 없애고…. 호황기가 끝난 만큼 지금의 회사 수는 많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보다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각 사의 생산용량(Capacity)을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선 1세대를 통해 나왔다. 각 사가 축적한 기술력과 철학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달 2일 울산 자택에서 만난 유관홍(72) 부산대 석좌교수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과 같은 통폐합은 안 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기술력은 하루 아침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며 “회사들의 고유한 기술 뿐 아니라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선사의 규모 측면에서 봐도 대형 조선사와 중·소형사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조선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며 “경기 개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형 선박과 중소형 선박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업체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유 교수가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현대중공업의 군산 조선소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전체 조선산업의 생산용량을 줄여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는 일감이 끊기자 지난해 7월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유 교수는 “국내 1등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생산용량을 줄이는 구조조정 안을 내 업계를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업체들이 이를 따르는 것이 민간 주도형 구조조정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조선사 단순 합병과 통폐합은 ‘사회적 비용의 전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사람 줄이고 땅 팔라는 것은 진정한 구조조정이 아니다. 이 경우 국가가 지출해야 할 비용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것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국가의 구조조정은 조선업 하나만 봐서는 안 된다”며 “해운과 조선 기자재 업체 등의 삼각 구도를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성동조선해양 회생에 대한 시각은 명확했다. 그는 “성동조선해양 조선소는 자동차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직선형으로 만들었다”며 “다른 국내 조선사에 비해 효율이 최대 1.8배 좋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성동조선해양을 실사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공장의 효율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 교수는 “성동조선해양의 금융비용이 너무 커 돈을 아무리 벌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금융비용을 다른 업체와 비슷한 평균 수준으로 만든 뒤 2년 반 정도는 기다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선업은 경기 변동이 크기 때문에 CEO의 역할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채권단 체제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유관홍 교수는

유관홍(72) 부산대 석좌교수는 부산 동래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7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유 교수는 국내 조선산업을 일으킨 조선 1세대다. 그는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 본부장을 역임한 뒤 현대미포조선 사장, 현대중공업 사장, 성동조선해양 회장을 지냈다. 유 교수는 현대미포조선은 2002년 사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성동조선해양 통영 조선소는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 그는 경기 변동을 겪는 조선산업은 CEO의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 교수는 현재 부산대에서 글로벌 경영 리더십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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