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가계 부채가 최근 우리 경제의 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가계부채가 소비 부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민간 소비부진의 원인이 가계부채 문제와 상당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소비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낮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10년 이후에는 가계의 평균소비성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소비부진 및 소비성향 하락의 원인이 과도한 가계부채 때문이라고 봤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가계는 부채부담 억제나 예비적 저축을 늘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 부진 및 소비성향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는 흑자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흑자율은 작년에 26.6%로 2010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작년 적자가구 비율은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인 22.5%를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금융위기 이전에는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지역의 소비증가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부채비율과 소비 증가율이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부채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소비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이로인해 향후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ㆍ부채정리)이 본격화할 경우 소비억제 효과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와 더불어 임금이나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취약 계층의 소득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채 상환 부담이 경제적인 여력을 넘은 부채 취약 가계를 지원하는 채무조정 지원 정책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