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에 사는 직장인 강혜경(33)씨는 올 봄부터 승용차를 집에 두고 서울 종로에 있는 직장까지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기름값이 치솟아 도저히 승용차를 계속 몰고 다닐 엄두가 안 났기 때문이다. 강 씨는 "버스 승객이 많아 불편하고 야근을 할 경우 귀가가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살인적인 유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유류값 급등의 여파로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교통카드 충전금액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3일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는 올 들어 1월부터 6월까지 교통카드 충전금액이 전년 동기대비 8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교통카드 충전건수는 73%나 늘어 '알뜰 교통족'이 많아졌음을 방증하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지난 3월에는 충전금액이 전월 대비 54% 급증, 충전건수는 4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름값이 크게 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충전금액 증감률을 보면, 4월에는 0.6%, 5월 9.1%, 6월 2.7% 증가했으며 충전건수는 4월 1.6%, 5월 12.2%, 6월 0.6%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더웨이 브랜드전략팀 장승표팀장은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GS25 역시 전국 30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동안 충전금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5.1%, 충전건수는 2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휘발유 가격이 처음으로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가 등장한 지난 5월 23일부터 6월말까지의 교통카드 충전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46.6%로 크게 늘었다.
월별 증감률은 2월 0.3%, 3월 36.2%, 4월 0.6%, 5월 1.8%, 6월 3.9% 등 교통카드 충전금액이 증가추세를 보였다. GS25 MD부문 허연수 전무는 "고유가시대에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하면서 교통카드의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통합 교통카드 충전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훼미리마트도 올 상반기 충전금액은 89.4%, 충전건수는 74.3% 각각 급증했으며 고유가 여파로 올 상반기 교통카드 판매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3% 신장했다고 밝혔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 올 3월에는 2월에 비해 73.5%나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