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수출 상승세는 견조했지만 교역 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7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구매력이 감소해 체감경기는 되레 후퇴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2011년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1분기 GDI는 0.6% 줄어 지난 2008년 4분기(-2.7%)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유가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며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경기회복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실제 수입 증가는 수출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1분기 수입은 전분기에 비해 1.2% 늘어 수입 성장분(3.3%)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수출의 견조한 성장이 경기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이를 뒤쫓지 못한 것이다.
김 국장은 “반도체, LCD 등 주요 수출품의 가격 하락도 교역 조건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1분기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0.3%, 액정표시장치(LCD)는 12.2% 가격이 하락했다. 유가는 22.1% 가격이 뛰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분기 대비로는 1.4% 성장해 3분기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성장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투자는 6.7%나 급감했지만 수출이 늘고 민간소비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부진했지만 승용차, 영상음향기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0.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