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으로 대표되는 시민단체 출신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순수성과 시민의 자발적 모임으로 만들어진 시민단체가 정치 입문의 징검다리 역할만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인으로 자신들의 성향과 추구하는 바를 정치와 연결해 정책을 통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와 단체 출신들의 정치 입문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편향된 정치색은 시민단체에 문제가 없는지 전문가 의견을 듣고 대안을 제시해 본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겸 녹색당 사무처장인 하승수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정책 실현을 위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시민단체가 가치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에 개입하는 것 바람직합니다.” 하 변호사는 정치와 거리를 두면 시민단체가 추구하는 정책을 이루기 힘들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도 시민단체 출신들이 그 동안 주장하고 추구해 왔던 기존의 가치와 정책을 뒤집고 색깔이 완전히 다른 정당에 입당해 말을 바꾸는 모습에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시민단체의 정치활동에 대한 논의는 단체 자체의 정치참여와 단체 출신 개인의 정치참여를 구분되어야 합니다. 단체활동을 했던 사람이 그동안 주장하던 자신의 가치와 맞지 않는 정당에 들어가 말을 바꾸고 정당으로 영입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일부 문제점에도 하 변호사는 시민단체의 정치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외국에서는 지역의 작은 시민단체까지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 변호사는 설명한다.
다만 시민단체 경력을 이용해 가치가 다른 정당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일 뿐이고 것이고 이런 일들을 접한 시민들이 시민단체가 정책활동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 변호사는 이런 문제점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서 “저도 녹색당에 참여하고 있지만 시민사회에 기반한 정당이 대안”이라며 “시민단체 출신들이 정치를 하면 말이 달라지고 그렇기 때문에 시민단체도 정치도 모두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 활동은 대안정당이나 정책이 유사한 정당과 함께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대안정당 방식으로 시민단체가 정치에 참여해 일관성을 유지하면 정책의 가치관이 급변하는 등 그 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게 그의 조언이다.
◇ 전삼현 교수 “시민단체 투명성 제고해야”
반면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인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시민단체의 운영비와 활동내역 그리고 정치집단이나 정부 지원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시민단체가 아닌 관변집단이나 정치집단과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전 교수는 시민단체의 정치참여가 헌법에 보장된 정치활동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투명하지 않은 재정성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시민단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검증되지 않은 단체이기 때문에 구성자체가 이익집단일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이익집단의 이익이나 사적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사적 집단에 정치권력이 부여되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그는 일부 시민단체가 “정책에 대한 견제보다 대기업에 대한 마녀사냥식에 열중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의 경우 정부나 특정 정당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사례 보다 시민단체 회원들의 자발적 회비 납부로 단체가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회계부분이 투명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 교수는 설명했다.
전 교수는 시민단체의 정치적 집단화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관변이 되고 특정 정당의 지원을 받으면 정당 단체가 된다”며 “특정 정당에 소속된 단체, 관변단체가 시민단체라는 이름을 가지는 것은 안되기 때문에 재정과 활동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 나야 한다”며 어느 한쪽의 지원만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에서 벗어나야 정치적 중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