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실직자 재취업을 위한 직업능력교육개발 훈련을 실시하면서 지난해보다 실직자 부담비를 확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고용부는 올해 1월 1일 이후 내일배움카드(직업교육개발훈련 카드) 신청자의 경우 비서, 경리 사무원 등에 대한 교육은 지난해보다 5% 인상된 45%를 실직자가 자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실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미용 관련 서비스, 회계 사무원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실직자들에게 인기가 덜한 제과·제빵, 식당 관련 직종은 훈련비가 지난해와 같은 25%로 유지되고 있어 인기가 많은 교육만 교육비를 올려 비인기 직종으로 구직자를 분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또 자비부담금액 면제자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사업 참여자, 취약계층 특화과정 참여자(기초생활수급자,영세자영업자, 건설일용자,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여성가장)로 한정해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실직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다수의 실직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며 재취업 교육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인기 종목은 절반에 가까운 자비 부담 탓에 쉽사리 교육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중소업체의 경리 사원으로 근무하던 오모씨(35)는 실직 후 실업급여 신청과 함께 회계 업무와 관련된 재취업 교육을 받으려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상담했지만 높은 자부담 비율로 고민만 하다 결국 교육받기를 포기했다.
오 씨는 “실업급여는 기존 월급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생활비로만 사용하기도 빠듯하다”며 “재취업 교육을 받으려면 자비 부담이 많고 신청 조건도 까다로워 포기했다”고 전했다.
지방이 집인 오씨는 혼자 서울에서 생활하며 직장을 다니는 탓에 주택 임대료와 휴대전화 비용 등 고정비가 일정해 실업급여만으로는 직업교육개발훈련을 받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인적자원개발과 임백석 주무관은 “실직자들의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비용 부담금이 다소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취업시 기존 교육비로 납부한 금액의 20%를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업으로 하루를 걱정하고 있는 실직자들은 교육 이후 환급금보다 당장 들어가는 비용 탓에 쉽사리 교육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