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 속 스타마케팅,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10-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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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패션위크

‘쿵쿵’ 강렬한 비트의 음악소리가 쇼장에 울려 퍼진다. “이쪽으로 걸어야지” “너는 센터(ceter)야. 그쪽으로 가면 안 돼” “집중해. 집중” “가방은 등 뒤로 올려서 메는게 낫겠다” 분주하다. 사람들이 뒤엉켜 복잡하다. 런웨이가 마련된 무대 중앙에는 리허설이 한창이다. 디자이너와 디렉터는 브랜드 콘셉트와 워킹, 모델의 포즈 등 하나하나 체크하며 최종 점검을 한다. 이때 갑자기 음악프로그램 무대에서 자주 보던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주목받고 있는 신인 아이돌 위너의 강승윤과 송민호다. 두 사람은 반항기 가득한 표정과 제스처로 시선몰이를 했고,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브랜드 메인모델로서 런웨이를 장악했다. 그 뒤를 핫모델 조민호, 박형섭, 이성경, 남주혁 등이 따랐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클로젯 2015 S/S 서울패션위크 광경이다.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는 스타마케팅을 활용하며 다양한 화제를 낳았다. 마치 ‘이슈를 만들어라’는 특명이라도 받은 마냥 업계 관계자들 이번 시즌 시작 전부터 화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 결과 꾀나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중적인 관심이 부족한 서울패션위크에 기존 스타의 명성과 인지도, 이미지 등을 활용해 화제몰이를 만든 것. 사실 그간 셀렙을 활용한 스타마케팅은 공식처럼 업계에서 굳어져 있었다. 어떤 스타가 어떤 쇼에 나타나느냐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한 시즌 동안 열정을 쏟은 작품들을 보다 많은 이들이 봐주길 바라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이번시즌에는 스타가 셀렙을 넘어서 런웨이를 장악했다. 그것도 메인모델로 말이다. 클라라는 ‘반하트 디 알바자’의 2015 S/S 컬렉션 뮤즈로 발탁돼 메인모델로 런웨이를 장식했다. 이날 클라라는 슈트 재킷을 원피스로 재해석, 허리 라인이 돋보이는 패션으로 남성복을 섹시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오연서는 남성복 브랜드 ‘레쥬렉션(Resurrection BY JUYOUNG)’의 디자이너 이주영 컬렉션 무대에 유일한 여자 모델로 런웨이 무대에 올라 홍일점으로 주목받았다. 이밖에 2PM 황찬성은 이상봉 컬렉션 런웨이에 올랐고, 씨엔블루 송지오 컬렉션쇼 런웨이 장식했다. 레인보우 재경도 홍혜진 디자이너의 '더 스튜디오 케이(the studio K) 스페셜 모델로 발탁돼 런웨이를 밟았다.

▲사진=서울패션위크

물론 스타들이 런웨이에 오르는 것은 그간 디자이너와의 친분을 통해 종종 있어왔던 일이지만, 이번시즌에 그 양상이 보다 뚜렷해졌다.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기존 모델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모델의 고유영역인 패션위크마저 스타의 스타에 의한 스타를 위한 분위기로 굳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비용적인 측면도 마찬가지다. 셀렙초대 비용으로 한 쇼당 1000만원 단위를 소비하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스타모델의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다. 디자이너와 모델은 톱니바퀴 같은 존재다. 디자이너는 열과 성을 다해 자신의 옷을 디자인하고, 모델은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에 해당 의상의 특징을 살려 멋스럽게 소화해 낸다. 전문성을 뒤로 하고 화제성만 집중한다면 전체적인 결과물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슈몰이 보다 실력과 전문성에 집중해 국내 패션산업의 성장에 힘을 쏟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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