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의 소망, 소셜 벤처

입력 2014-1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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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노령화에 따른 복지의 증가, 양극화에 따른 취약계층의 문제해결, 환경과의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기업의 영역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시장이 실패하는 영역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러한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만능이 아니다. 시장도 정부도 실패하고 있는 영역이 제3 섹터인 사회적기업의 활동 무대로 등장한 것이다. 시장의 역할이 효율이고 정부의 역할이 공정이라면 사회적기업의 역할은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전 세계에서 특이하게 고용노동부 법에 의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환경 문제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단체가 사회적기업이라 자처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규제 회피의 궁여지책으로 사회적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을 하는 형태의 기업을 소셜벤처(Social Venture)라는 이름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기업가정신은 간단히 혁신의 리더십, 나아가 가치 창출과 분배의 선순환 리더십이라고 본인은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가정신은 사회적 혁신의 리더십, 나아가 사회적 가치 창출과 분배의 선순환 리더십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에는 혁신과 지속가능성이 미비하다는 것을 지적하게 된다. 사회적 가치 창출은 취약계층 보호와 고용 차원을 넘어서 공유경제, 적정기술, 공공데이터 매시업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고, 그 적용범위는 문화 예술, 보건, 환경을 포함한 사회활동 전반으로 확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적 혁신을 선순환하는 기업이라는 관점에서 소셜벤처를 정의해 보자. 기존의 사회적기업과의 본질적 차이는 한마디로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이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회적 복지에 기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혁신은 본질적 요소가 아니다. 반면에 소셜벤처는 혁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결과 소셜벤처는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성장을 하는 스케일-업(scale-up)이 가능해지게 된다.

물론 기존의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상당부분 교집합을 갖는다. 일부는 벤처기업으로 일부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미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회적 혁신을 추구하는 소셜벤처들은 현재로서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한시법인 벤처기업특별법에서 혁신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기업을 소셜벤처라는 이름으로 한시적으로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증 기준은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와 혁신 연구활동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이미 활동 중인 소셜 임팩트 산출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다.

소셜벤처들의 대표적 영역으로는 △적정기술 △공공데이터 매시업 △공유경제 등이 예상된다. 모두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혁신 영역들이다.

소셜벤처에는 △투자 활성화 △사회적 브랜드 제공 △사회적 자산 교환 등의 제도적 지원이 가능하다. 소셜벤처 투자는 일반 벤처 투자와 분리 운영해야 한다. 대기업의 사회적 기여지수(CSR Index)에 소셜벤처 투자를 포함하면 소셜벤처 투자 펀드 구성이 가능하다. 사회적 브랜드 제공도 시장 개척에 큰 힘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스마트 컨버전스의 발전으로 미래 사회는 개방과 공유의 패러다임으로 이전되고 있다. 기업 활동은 불투명한 일회성 게임에서 반복되는 투명한 게임으로 변천되고 그 결과는 배반하는 기업인이 아니라, 협조하는 착한 기업인이 승리하는 세상으로 승화될 것이다. 라젠드라 시소디어는 ‘깨어있는 자본주의’에서 이 사회와 선순환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좋은 경영성과를 올리게 된다는 것을 S&P500 기업과의 실적 비교 연구에서 밝힌 바 있다. 최근 부상하는 소셜미디어와 공유경제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이다. 궁극적으로는 소셜벤처와 벤처는 가치의 선순환이라는 관점에서 융합돼 갈 것이다.

앞으로 국가를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축으로서 소셜벤처의 육성은 창조경제의 소중한 소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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