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난립하는 상술 데이마케팅 - 김성동 까페띠아모 대표

입력 2014-11-25 10:58 수정 2014-11-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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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은 빼빼로데이로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다. 그중 3년간 평균 매출 신장률이 평소보다 84배 이상 높았다는 내용이 있다. 또 지난해 롯데제과의 빼빼로 매출만 총 800억원을 기록했다는 기사도 있다. 이는 밸런타인 초콜릿 매출(919.1%)의 약 8.4배, 화이트데이의 사탕 매출(720.%)의 11.5배나 되는 수치다. 올해 빼빼로데이에도 1주일 전부터 당일까지의 매출이 그 전주보다 830%(약 83배) 상승했다.

데이마케팅은 특정한 날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하나다. 기념일을 이용한 마케팅이 증가한 이유는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마케팅은 신상품 출시, 할인 판매, 경품행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최근의 데이마케팅은 지나친 상업적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소비를 촉진한다는 데 큰 이견은 없다. 다만, 너무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일부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현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사실 데이마케팅의 역사를 살펴보면 숭고한 정신에서 시작됐다. 3세기경 당시 로마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2세는 군의 전력 유지를 위해 법으로 젊은이의 결혼을 금지했다. 그러나 밸런타인이라는 사제가 이를 어기고 젊은이들을 몰래 결혼시키다 들통이 나 순교를 하게 됐다. 이날이 바로 269년 2월 14일이다. 498년에는 기독교회 측이 정식으로 2월 14일을 성 밸런타인의 날로 선포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삼았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밸런타인데이가 지켜지다가 18세기 말 인쇄술의 발전으로 인쇄된 카드가 보급되면서 밸런타인데이 축하카드가 보편화됐다.

밸런타인데이를 상술에 이용한 나라는 일본이다. 지난 1958년 일본의 유명 제과회사 모리나가는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 고백을 쉽게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하루만이라도 여자가 남자에게 자유롭게 사랑을 고백하게 하자”는 사랑 고백 캠페인을 전개했다. 물론 매개체는 사랑의 달콤함을 표현할 수 있는 초콜릿이었다. 1970년대 들어 밸런타인데이가 인기를 끌자 모리나가제과는 “2월 14일 초콜릿으로 받은 사랑을 3월 14일 보답하자”는 화이트데이를 내세웠다.

일부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데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3월 3일은 ‘삼겹살데이’로 삼겹살을 먹는 날이며, 3월 7일은 ‘삼치데이’로 삼치를 먹는 날이다. 이 밖에 5월 2일은 오이데이, 7월 2일은 체리데이, 9월 2일은 구이데이 등이 있다. 모두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이마케팅이다.

이들 데이마케팅이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소비 유도와 상술에만 치중해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매출 증대의 효과가 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데이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점포의 아이템이 가진 속성과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해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입소문을 통해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마케팅에 얽매여 고객에 대한 기본적 서비스 제공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상술에만 의존하는 상업적 데이마케팅보다는 고객과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고유한 데이를 만들어 작지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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