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협회는 29일 한국인의 대표 사망원인인 암에 대해 최근 보고된 각종 데이터들과 사회적 파장도를 종합해, 2014년의 3대 이슈 암 종으로 위암, 대장암, 폐암을 선정했다.
암협회는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하는 위암을 비롯해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 담뱃값논란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폐암까지 구체적인 사안을 정리했다.
◇ 관리 사각지대에서 젊은 연령층 위협하는 위암
2014년 故 유채영 씨가 2014년 7월 24일 말기 위암으로 만 40세에 별세했다. 이미 2013년과 2009년 故 임윤택 씨와 故 장진영 씨가 같은 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한 바가 있어, 故 유채영 씨의 사망 이후,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발생되는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위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위암은 6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종으로, 그 동안 고령층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됐다. 또한 한국의 위암발생률이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조기 진단 비율 및 평균 5년 상대생존율 등으로 인해 예후가 좋은 대표적인 암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진행성 위암 중 ‘미만성 위암’으로 불리는 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여 진단이 늦으며, 다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성적의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최근 20대 환자 대상 건강검진으로 위암이 발견되는 비율이 2006년 25%에서 2011년 37.5%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젊은 층을 대상으로 위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주요 6대 암 종(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중 위암의 직접의료비와 직접비의료비 비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위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 아시아 1위
2014년 11월 16일, 탤런트 고 김자옥 씨가 대장암이 폐로 전이된 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2008년 대장암이 발병하여 투병 중 임파선과 폐에 암세포가 전이돼, 2012년 재차 항암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은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이 발생하며, 특히 70세 이후의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종이다.
2011년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현황’의 분석 결과에 따라,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고 밝혔다.
대장암 발병 증가세 역시 매우 높아, 1999년 10만 명당 27.0명이던 한국 남성 대장암의 발병률은 2008년 47.0명으로 연 평균 6.9%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8%로 미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의 수준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위암과 마찬가지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남성 18.6%, 여성 17.6%의 생존율로 그 추이의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 담뱃값 논란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폐암 사망률
2015년부터 담뱃값 인상이 시행되는 만큼 폐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여전히 증가할 예정이다. 폐암은 2013년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 종인 동시에, 2000년부터 2012년까지 65세 이상 암 환자들의 사망률 1위인 암 종이다.
남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26.6%인 1만2519명이 폐암으로 사망했으며 간암, 위암, 대장암이 그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16.5%인 4658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역시 대장암, 위암, 간암 순으로 뒤를 이었다.
폐암의 경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발생률도 늘어나고 있어 더 심각하다. 2011년 성별 10대 암의 조발생률을 살펴보면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순이었고,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순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 12월 발표한 ‘글로보캔 2012’(Globocan 201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세계적으로 총 1410만 명이 새롭게 암을 진단받았으며, 신규 진단 암 종류를 보면 폐암이 180만 명(13%)으로 가장 많았다.
◇ 대한민국 암 정책, 2015년엔 환자 담을 수 있길
암협회는 지난 11월 19일 국회 토론회 ‘대한민국 암정책, 환자를 담다’를 통해 암 환자를 위한 치료 보장성 및 접근성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토론회에서 ‘진료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암 정책 추진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 김열홍 학술위원장(고려대학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지속적인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과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암 치료의 경우 질환의 위중도, 사회적 부담 등을 고려한 각 환자의 경제적 부담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구범한 암협회 회장은 “최근 치료비 마련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위암 등 말기 암환자들이 자살이나 절도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말기 암환자들의 치료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