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역사에서 전략을 배운다

입력 2015-01-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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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프리드먼 ‘전략의 역사’

우리 모두는 전략적 마인드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하든지 그곳에는 반드시 유한한 자원을 활용한 목표 달성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3000년의 인류 역사 속에서 펼쳐진 국가, 인간, 군사, 경영 전략의 모든 것을 다룬 로렌스 프리드먼의 ‘전략의 역사 1, 2’는 대작이다. 이제껏 선보인 전략에 관한 서적들 가운데 가장 방대한 사례와 종합적 분석을 다룬 책이라고 평가해도 무리 없을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전을 읽는 것처럼 정독할 만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전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되어 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뤘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과 전략적 사고가 우리들 삶의 구석구석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제1권은 인류 기원부터 고대 그리스, 나폴레옹 시대, 세계대전과 냉전시대까지 전략이 어떤 식으로 변모해 왔는지를 살핀다. 제2권은 사회주의 태동 이후 발전한 혁명 시대의 전략과 과학기술 그리고 경영학, 경제학의 발달이 전략의 행보를 어떻게 움직이게 했는가를 다룬다.

초기의 전략은 단순히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됐지만 손자와 마키아벨리의 시대를 거치면서 전략은 지배층이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공고히 하는 도구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후 1800년대 나폴레옹 전쟁과 더불어 클라우비츠나 조미니 같은 국가 이론가들이 등장하면서 전략은 전술과 그 의미를 달리해 보다 세분화·전문화됐다. 19세기 혁명의 시대에는 전략은 정치적 영향을 발휘하는 도구로,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기업 경영의 다양한 영역에서 넓게 사용되고 있다.

어떻게 전략이 다양한 분야에 포괄적으로 확장될 수 있었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궁리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 가운데 하나다. 다시 말하면 전략적 사고는 포유류를 비롯해 인간 이전부터 지능 속에 내재돼 있는 본질적 속성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전략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수단을 가지고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찾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성경 속에서 약자는 교활한 계략과 속임수를 사용해 강자를 물리치기도 하고, 중국의 손자병법에서는 군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략이 포함돼 있다. 이탈리아의 마키아벨리는 책략으로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전략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략을 계획, 즉 최종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미리 설정된 일련의 단계들과 동일한 것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전략이 불변의 것이 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상대방이 내가 설정한 계획과 동떨어지게 행동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 탓이다. 그래서 저자는 전략에 대해 “좋은 전략이라는 것은 이 모든 불확실한 변수들이나 돌발적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략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때마다 매번 상황을 새로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성공적 전략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특히 세 가지 점을 잘 수행해야 한다. 하나는 시시각각 발전하는 상황을 유능하게 분석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핵심 참가자들에게 공감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기꺼이 노력하는 것이다.

역동적으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역사 속 풍부한 사례로부터 깊은 교훈을 얻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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