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원격지원 솔루션기업 ‘알서포트(Rsupport)’의 사명엔 이 기업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다. 첫 글자인 알(R)은 원격(Remote), 신속(Rapid), 확실(Reliable)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 서포트는 말 그대로 도와준다는 의미로, 원격지원 솔루션기업의 정체성을 담았다.
이는 14년간 원격지원 솔루션이란 한 우물을 판 서형수 대표이사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서 대표는 알서포트를 통해 과거 2000년대 개별 패키지 형태로 판매됐던 소프트웨어(SW) 시장을 표준화된 클라우드 기반 모델로 이끈 인물 중 하나다. 모든 고객사들이 표준화된 SW를 통해 손쉬운 원격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알서포트는 일찍이 수출시장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
최근 서울 방이동 소재 알서포트 사무실에서 만난 서 대표는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알서포트가 국내 다른 기업보다 미래 트렌드를 빨리 읽고, 클라우드 모델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것은 앞섰다고 평가한다”며 “현재 국내 약 80%의 점유율로 1위 기업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시장에서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서포트는 원격지원 솔루션인 ‘리모트콜(RemoteCall)’을 중심으로 모바일팩, 비주얼팩, 리모트뷰, 모비즌 등 클라우드 모델을 통해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 LG, SK텔레콤, KT 등 굴지의 대기업에 공급함은 물론,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지난 3년간 약 70%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했다. 알서포트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3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업체 4곳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명실상부 아시아 대표 원격지원 솔루션 업체로 도약한 셈이다.
서 대표는 이 같은 경쟁력의 핵심을 기술력과 다수의 레퍼런스(우수사례)에 있다고 봤다. 그는 “단연코 기술력으로는 세계 1위보다 낫다”면서 “최근 PC에서 시작된 원격기술이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우리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 시스템에서 모바일 지원 기능을 넣은 건 우리가 세계 최초”라면서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기술을 탑재했고, 이에 시장 선도자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알서포트는 리모트콜 모바일팩, 비주얼팩 등으로 스마트폰 원격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PC와 모바일을 오가는 원격지원 솔루션으로 알서포트는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인 51.6%(2013년 3분기 기준)를 수출로 채우고 있다. 이는 업계 평균 수출 비중 대비 11배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경쟁력에 알서포트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300’ 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IT업계에서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력 후보로 평가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엔 의미 있는 수출 사례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일본 거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에 PC 원격지원 솔루션을 공급했다. 서 대표는 “NTT도코모는 이미 알서포트의 모바일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공급건을 통해 모바일에서부터 PC까지 모두 우리 제품을 적용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소니, 후지쯔, 도시바 등 일본 PC 5대 제조사들도 알서포트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 파급력이 크다”고 언급했다.
지금은 알서포트의 주력 수출지역이 된 일본이지만, 처음엔 시장 진입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 대표는 2001년 회사 설립 후 1년 만인 2002년 일본에 진출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두드렸다. 당시 일본시장엔 PC를 원격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없어 승산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일본 특유의 깐깐한 품질 기준은 서 대표도 애를 먹게 했다. 그는 “일본시장 진출 2년 동안 고생했던 것도 이 같은 높은 품질기준 때문이었다”면서 “개별 일본기업들을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등 내가 직접 현장을 뛰는 사례가 수 차례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때마다 이걸 해결 못하면 일본에서 사업하기 힘들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며 “당시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아직도 땀이 흥건하다”고 웃었다.
서 대표가 향후 도전하고픈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다. 특히 미국시장은 서 대표에게 큰 성취감을 줬던 곳이기도 하다.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펜타곤(미 국방부)에 솔루션을 공급했던 기억 때문이다.
서 대표는 “당시 글로벌 선두업체인 미국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알서포트는 구색 맞추기용으로 들어갔다고들 봤는데, 성능비교시험(BMT) 결과를 보니 알서포트가 모두를 이겼던 것”이라며 “아직도 당시를 생각하면 우쭐했던 쾌감이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직까지 미국에서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앞으로 현지에서 B2C사업을 강화해 시장공략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회의 땅’ 중국에서도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중국 화웨이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서 대표는 “약 15억명의 유저가 있는 만큼, B2B보다는 B2C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B2C 솔루션 모비즌을 론칭해 향후 3년 내 1억명의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이 같이 최근 서 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B2C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인 B2C 솔루션인 모비즌도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600만 다운로드를 목표하고 있다. 3년 후엔 최대 1억 다운로드까지 바라볼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서 대표는 “대부분 IT기업들이 B2C로 전환을 잘 못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 알서포트는 모비즌을 중심으로 B2C 시장에 소비자 반응을 확산시키고, 새로운 솔루션을 출시해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올해 새로운 사업으로도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기존과 다른 방식의 사업이어서 연구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 대표는 “B2C 시장에선 올 상반기 특정타깃을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기존 원격지원 솔루션과는 다른 알서포트의 B2C 시장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2B 시장에도 클라우드 운영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격 화상회의 및 화면 공유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지난해 알서포트의 재무제표상 실적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경기침체로 국내 영업이 줄고, 엔저로 인한 환차손의 영향도 컸다. 실제 알서포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억4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4% 급감하고, 매출 규모도 줄었다.
전반적인 환경이 열악하지만 서 대표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근본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장에서의 도전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서 대표는 “올해는 전년 대비 약 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중국에서의 매출도 약 2배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를 도약단계로 삼고, 신제품 출시로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