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살리는 ‘에크모’, 약 100곳 병원 가능하지만?

입력 2015-06-12 14:48 수정 2015-06-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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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돌봐야하는 한계…인력난·심평원 급여 삭감 문제 도마 위

▲35번 환자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의료 현장. (사진=연합뉴스)
에크모(ECMO, 체외막 산소화 장치)를 찬 35번 메르스 환자(38·남),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상태에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다행히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는 병원과 보건당국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국민적 관심은 메르스 환자에게 필요한 에크모가 적절히 투입이 가능한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심장이나 폐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사용하는 에크모. 특히 메르스의 경우는 35번 환자처럼 폐에 문제가 생겨 에크모를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에크모 장비는 환자의 정맥을 혈액을 밖으로 빼낸 뒤 혈액에 산소를 주입한 다음, 동맥이나 정맥에 넣는 것을 도와준다.

사실상 국내 의료계 환경에서 에크모를 사용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할 의사 인력의 한계 등 문제가 존재한다. 또 에크모 급여기준에 대한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져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12일 다수의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본지를 통해 “대형병원들은 이미 에크모를 거의 다 갖추고 있다. 2~3년 전 조사했을 때 77곳이 에크모를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는 약 100곳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학회 등의 사례를 보면, 중동에서는 이미 에크모를 통한 메르스 치료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도 시의 적절하게 에크모를 중증 메르스 환자의 치료에 투입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126명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중증 메르스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에크모를 가동시킬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움직임이 포착됐다.

하지만 에크모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환자를 지켜봐야 한다. 여기서 국내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인력난이 문제가 된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삭감 문제가 대다수 병원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의석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메르스 환자를 위해 에크모를 투입시키는 과정은 제한된 공간으로 의료진 감염 등의 리스크가 있겠지만, 환자를 지키기 위해 의사가 희생할 각오로 임하고자 한다. 하지만 심평원의 수가 삭감 등의 문제가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평원은 에크모를 시행했더라도 사망하는 등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를 중심으로 수가를 삭감한다는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개별 건당 병원에게 떠넘겨지는 비용이 수백만 원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병원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해지는 게 현실이다. 물론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환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정 교수는 “국내 의료계의 현실 상 비인기 진료과로 자리잡은 흉부외과의 자체적 한계로 인해 24시간 내내 환자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크모는 치료의 성격상 한시적으로 쓰는 것이고, 심장이 아닌 폐 문제로 가동했을 경우는 금방 회복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투입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언급했듯 에크모는 폐나 심장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장비이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되는 에크모는 중증환자에게 사용되지만, 폐의 경우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활용된다. 신종플루가 창궐하던 시기에도 에크모로 환자들의 생존률을 높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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