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에 ‘네이버보다 센 놈 온다’… 알리바바ㆍ텐센트 상륙 준비

입력 2015-06-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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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달 25일 네이버가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국내 간편결제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ICT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시장에 중국의 대표적인 ICT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1위 기업인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중국 최대 콘텐츠 기업인 텐센트도 한국 간편결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페이와 이달 25일 출시한 네이버페이 등이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으나, 압도적 거래규모와 이용자 수를 보유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간담회를 통해 국내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코리아페이(가칭)에 대한 출시를 시사했다. 당시 마윈 회장은 "한국기업과 협력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코리아페이'를 만들었으면 좋겠고, 알리페이와 협력할 한국 파트너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한 알리바바는 앞으로 국내 기업과 온라인 쇼핑, 간편 결제,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점차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8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통해 이미 중국 결제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700조원의 거래 규모를 갖춘 알리페이는 가맹점 수만 중국 내 50만개 보유하고 있다. 2014년 11월 11일 광군제 당시 하루 결제 금액은 약 10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2003년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총 누적 매매건수는 423억건에 달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알리바바의 자금력과 기술력, 중국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리아페이’라는 한국판 알리페이가 본격 상륙하면 한국 결제 시장을 단시간에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규제로 인해 발전이 미진했던 국내 핀테크 시장을 고려할 때 국내업체들의 대응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코리아페이’는 알리바바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 결제를 통한 할인이 지원될 경우,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리페이는 서울 명동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약 2만개 가맹점을 확보했고 ‘요우커’를 겨냥해 전국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 편의점 등으로 가맹점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코리아페이를 통해 한국시장 진출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후 한국인을 겨냥해 서비스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결제시장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최대 전자결제사업자로 손꼽히는 텐센트도 국내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당장은 한국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로 삼는 동시에 알리바바 견제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텐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텐페이’는 중국에서 3억명의 결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결제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카드결제는 물론 자판기, 택시요금 결제 등도 가능하며, 지난해 중국에서 은행업 허가를 받아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텐페이 결제 후 잔액을 운용하는 MMF는 보유금 9조원을 돌파했으며, SNS기반의 파생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은 구글, 애플과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한국 시장에서 텐센트는 인터파크와 손잡고 텐페이를 한국 내 중국어 전용 사이트의 결제 모듈로 제공하고 있다. 또 신라면세점, 이니스프리, 녹십자헬스케어 등도 이달 안에 가맹점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또한 세븐일레븐도 신규 가맹점 도입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국내 간편결제시장 관계자는 “텐센트가 향후 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호텔, 병원, 대형할인마트 등에도 가맹점을 등록해 국내 전자결제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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