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어디로] “아버지 해임안에 투표안했다” 신동빈의 하소연… 속내는?

입력 2015-07-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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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아버지를 몰아냈다” 시선에 적지 않은 부담감… 신격호 진심(의중)에 갖은 추측 난무

▲(왼쪽부터) 신격호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롯데가(家)의 왕권 다툼은 일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를 진압하는 모양새로 일단락 됐지만, 신동빈의 ‘원톱체제’는 불안하기만다. 또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와 아들(신동빈 회장)이 하루를 두고 서로를 해임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에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결국에는 아들이 직접 나서 아버지를 몰아낸 모양새로 봉합됐다.

신동빈 회장은 갖은 음모설과 추측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이 신 회장의 발언에도 묻어나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29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아버지로서도 경영자로도 유일무이한 존재”라며 “28일 이사회에서 신격호 회장의 대표권 해제 결의에 투표하지 않았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아버지를 몰아냈다는 시선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

부자(父子)간 상호 해임사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재계 및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설득해 지난 27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정리해 주셔야 한다”며 신 총괄회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본행은 비밀리에 진행돼 롯데그룹 관계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비밀스런 일본행에는 신 전 부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 평소 신 전 부회장이 잘 따랐던 친족도 동행했다.

이들 일행이 일본 롯데홀딩스 사무실에 도착한 것은 27일 오후 4시께. 당시 사무실에는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 등 신씨 일가 3명을 비롯해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집행임원 등 모두 1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손으로 자신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이들을 해임하라”고 일본 롯데홀딩스 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해임하라고 지시한 이사진 6명에는 지난 16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차남 신동빈 회장도 포함돼 있었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은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이사진을 해임하려면 이사회를 열어 해임안을 상정한 뒤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임을 지시했다.

신동빈 회장의 반격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신 회장은 지난 주말부터 사업 보고를 받기 위해 일본에 머물고 있었던 까닭에 이 같은 소식을 듣고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8일 오전 현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방어에 나서며 곧바로 재반격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진 6명은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했다. 전날 신 총괄회장의 이사진 6명 해임은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밝혔다. 27일 일어난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신 회장은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 같은 사실이 외신 보도를 통해 국내에서도 알려지면서 “한ㆍ일 롯데의 통합경영자인 차남이 아버지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빼앗았다”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져 나왔다.

롯데그룹의 대처는 빨랐다. 즉각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 이번 사안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결사항이며 한국 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신동빈 회장의 뜻이 아님을, 직접적으로 주도한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어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은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주요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게 될 것”이라며 롯데그룹 창업주의 경영 참여는 여전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동빈 회장이 직접 아버지 해임안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못을 박은 이유는 각종 음모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신 총괄회장의 의중(진심)이 누구로 향하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말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이 신 총괄회장의 뜻인지, 아니면 지난 27일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한 것이 그의 진심인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퇴진할 때 신 총괄회장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일종의 음모설이 나돌았다.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행에 나서 신 회장을 해임시킨 경위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 전 부회장 편으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롯데 측은 ‘신동주의 배후 조종설’을 암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측은 “그룹 경영과 무관한 분들이 신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모신 것”이라며 혼자 거동하기도 힘든 90대의 신 총괄회장을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이용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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