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미즈하라 키코, 군함도가 어떤 곳인지 모르나요 [e기자의 그런데]

입력 2015-07-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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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리콘)

일본의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일본에서 내달 1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 개봉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지만 국내 원작 만화 팬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빅뱅 지드래곤의 열애설 상대인 미즈하라 키코가 여주인공을 맡아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됐죠. 그러나 일각에서 '진격의 거인'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영화가 하필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으로 악명높은 군함도에서 이뤄졌기 때문이죠.

진격의 거인. 2009년 10월부터 연재가 시작돼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만화인데요. 식인 거인의 등장으로 인류가 사라질 위기에 직면, 거인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간을 그린 내용입니다. 2014년 기준으로 1172만권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요. 2013년 MBC '무한도전'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품이죠.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진격의 거인'은 오는 8월1일 전편이, 9월19일 후편이 연속으로 개봉할 예정입니다.

(사진=MBC 무한도전)

그런데 말입니다. 전편 개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찜찜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우선 원작 만화 '진격의 거인'의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는 오래 전부터 우익 논란에 중심이 됐던 인물입니다. 그는 과거 비공개 트위터 계정에 "조선인은 일본 통치 덕분에 인구와 수명이 두 배 늘었다. 유대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적었고요. 또 '작품 등장인물 중 한 명의 모델이 일제 장군이냐'는 질문에 "맞다. 그런 분을 모델로 삼는 것은 황공한 일"이라고 답해 논란이 됐었습니다.

네티즌은 이 영화의 배경이 군함도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군함도는 폐허의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어 '진격의 거인'뿐 아니라 다른 일본 영화 감독들도 선호하는 촬영지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군함도의 또 다른 이름은 '지옥섬'. 태평양전쟁 중에 조선인이 대규모로 강제 동원돼 혹사당한 현장으로 악명높은 곳입니다. 그러나 이 섬은 지난 5일 "일본이 비서구국가 중 최초로 산업화를 달성한 과정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라는 명분하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요. '진격의 거인' 제작진은 군함도의 유네스코 지정과 영화 개봉을 기념해 이달 초 군함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강제노동을 인정한 적 없다며 발뺌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국내 반일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진격의 거인'의 촬영과 기자회견이 이 곳에 진행돼 네티즌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

이 영화의 주연배우 미즈하라 키코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지드래곤의 열애설 상대로 유명한 미즈하라 키코는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지난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군함도에서 찍은 아찔한 의상을 입고 요염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려 국내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죠. 과거 미즈하라 키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논란이 된 바 있고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고, 경복궁에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영화 '진격의 거인'에 대한 반감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황폐한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군함도에서 촬영된 것일 뿐, 영화는 한국과 관련이 없고 미즈하라 키코 역시 단순히 영화 홍보를 위한 촬영일 뿐 별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과거사 지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중심에 '군함도'가 있습니다. 군함도가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세계문화유산으로 포장돼 전세계에 알려지는 사이 우리의 한 맺힌 역사가 잊혀지진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부디 군함도의 진면모를 전 세계인들이 제대로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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