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의 시, 불화하는 말들, 무한화서 / 이성복 / 문학과지성사 / 총 3권 / 각 1만1000원
‘극지의 시’, ‘불화하는 말들’, ‘무한화서’ 시론집 3권은 두문불출 자신의 글에만 집중하던 이성복 시인의 사유를 담았다. 시론집들은 이성복 시인이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학생과 독자를 대상으로 한 시 창작 수업을 고스란히 옮겨놓고 있다. 시인이 정년을 앞두고 퇴임한 2012년 이후에도 자신의 공부방을 찾는 졸업생들과 함께 이어간 공부와 대화들 역시 빼놓지 않았다. 각각 산문과 대담, 시 그리고 아포리즘의 형식으로 풀어 새롭게 구성한 이 책들은, 일상에 뿌리를 둔 이성복만의 독특한 은유, 친근한 문체와 어조를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했다.
▲△ 라면을 끓이며 / 김훈 / 문학동네 / 1만5000원
오래전에 절판된 김훈의 산문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바다의 기별’에서 기억할 만한 최고의 산문을 가려 뽑고, 새로 쓴 원고 400매가량을 합쳐 묶어냈다. 표제글이 된 ‘라면을 끓이며’는 식사와 사교를 겸한 번듯한 자리에서 밥 먹는 사람들이 아닌, 거리 위에서 견디다가 허름한 분식집에서 홀로 창밖을 내다보며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김훈은 책을 통해 “낮고 순한 말로 이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소망으로 몇 편의 글을 겨우 추려서 이 책을 엮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를 나는 걱정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