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면세점 사업이 특혜(?)…카지노가 웃는다

입력 2015-11-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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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자본시장부 차장

‘3000억원을 투자했는데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으라고 하면 누가 투자하겠느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데 5년 뒤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는 등 재벌들의 면세점 특혜 잔치에 정치권과 일부 여론층이 가세하면서 연일 논란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차갑다. ‘앉아 있으면 알아서 밥상 차려주고 떠먹여주기까지 하다가 이제 밥상은 차려줄 테니 먹는 것은 직접 떠먹으라고 하니 아우성이냐’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이 잘해서 우리나라에 관광객이 늘어났는가.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한류가 가장 큰 요인이다.

면세점 사업이 글로벌 경쟁 사업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은 더욱 동의하지 않는다. 면세점 쇼핑을 위해 해당 국가에 쇼핑하러 가는 경우가 몇이나 있나. 국내 면세점의 명품 브랜드 핸드백 가격은 홍콩의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비싼데 몇이나 면세점 쇼핑만을 위해 한국을 찾을까.

면세점은 국가가 세금에 대한 징수권을 포기하고 특정 업체에 가격 경쟁력을 부여하는 특혜산업이다.

한 가장이 평생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받는 퇴직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 이런 전 재산을 투자해 자영업을 시작해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와 1년마다 있는 재계약 때 혹시나 나가라고는 하지 않을까 가슴 졸이며 살았다. 이제야 임대차보호법이 5년으로 개정돼 5년은 안심하게 됐다.

국민 대부분이 이제야 5년을 보장받게 된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 5년이 너무 짧다는 철없는 항의를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국가가 특혜를 주는 산업은 대부분 면세점과 같이 특허기간이 정해져 있다. 주로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나 채널을 특정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사업들인데 기간은 5년 안팎이다. 30여년간 자동으로 갱신했던 면세점 사업이 오히려 비정상이었다.

홈쇼핑 사업권도 5년 이내로 부여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3년까지로 짧아졌다. 갱신의 개념은 없고, 제로베이스에서 승인을 검토받는 구조다.

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특혜를 누리는 흙 속의 진주 사업이 있다. 바로 카지노 사업이다. 카지노는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큰 사행산업이다. 무엇보다 카지노 사업에는 권력의 특혜 시비가 늘 뒤따른다. 1995년 안방극장을 달궜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에는 카지노를 둘러싼 권력의 흑막이 큰 몫을 했다.

현행 카지노 사업은 면세점 특혜 논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현재 카지노 사업자들은 한번 허가를 받으면 평생 간다. 허가를 내주는 근거인 관광진흥법상에는 재허가 규정조차 없다.

현재 중국에서는 파라다이스 직원이 불법 영업으로 구속돼 재판이나 수사도 받지 못하고 구금돼 있다. 이런 국제적인 망신은 하루 이틀 이야기도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기간 특혜를 누린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1968년부터 37년간 서울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에서 독점이었다. 도박장 규모의 카지노로 시작해 그룹으로까지 일어섰다.

전낙원 전 회장에서 그의 아들 전필립 회장까지 2대에 걸쳐 정부는 금수저를 물려주었다.

면세점이나 외국인 카지노는 주한미군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수십년간 특혜를 통해 재벌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인허가는 곧 규제다. 규제가 존재하는 한 특혜 시비는 사라지지 않는다. 공정한 경쟁 가운데 태어나는 재벌을 누가 문제 삼겠는가. 한미약품이 기술 개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고 어느 누가 문제를 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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