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러시아에서 새 비밀병기를 공개했다. 애플은 현지 소비자들이 음악과 게임 전자책 앱 등 디지털 상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가 필요없는 새 결제방법을 도입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애플의 새 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 등을 구매할 때마다 신용카드 결제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매월 나오는 통신요금에 합산되는 이른바 ‘폰빌’ 방식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러시아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비라인과 손잡았다. 새 결제 방식은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저장하면 이후 원클릭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간편하다.
앞서 애플은 한 달 전 독일에서 이통사 O2와 손잡고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통신요금에 디지털 콘텐츠 구매 비용을 합산하는 기술은 스마트폰 출시 초기부터 있었지만 주류가 되지 못했다. 애플이 유럽에서 새롭게 이 기술을 도입하면서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이같은 결제 방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이통사였다. 자사의 네트워크를 통한 거래 수수료가 과도한 것이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대형 이통사들의 수수료 비율은 10%를 넘었고 때로는 30%까지 치솟았다. 이에 콘텐츠 제작사나 앱 개발업체들이 가져갈 수 있는 마진이 너무 적었다. 반면 신용카드 수수료 비율은 2% 밑이다.
그러나 최근 이통사 수수료율도 내려가고 있다. 애플과 연계한 이통사 수수료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도 앱과 음악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는 셈이다. 미국에서 신용카드는 보편적이지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현금을 결제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다. 이에 통신요금을 통한 결제는 신용카드보다 더 큰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구글도 35개국에서 러시아의 빔펠콤을 포함한 이통사들과 통신요금에 구글플레이 내 제품 구매 비용을 합산하는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지난 4월 윈도10 스토어에서 통신요금 합산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모바일 앱 결제와 관련해 60개국 이통사와 계약했다.
시장조사업체 오범(Ovum)은 글로벌 통신요금 합산 결제 매출이 지난해 145억 달러에서 오는 2019년 247억 달러(약 29조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