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열흘…퍼펙트 스톰은 아직?

입력 2015-12-28 09:18 수정 2015-12-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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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년 반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를 선언한 지 열흘을 넘어섰지만 시장은 우려와 달리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금리인상 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이 결정된 16일(현지시간) 다우지수 등 미국증시의 3대 지수는 대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긴 했으나 대체로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관망세가 뚜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채시장과 외환시장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기금리의 지표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단기금리의 지표인 2년만기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리인상 후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신흥국 통화도 의외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달러 오름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 이는 일부 신흥국들이 미국 금리 인상 직후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자금 유출을 막은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금리인상 전부터 하락해온 터라 미국 금리인상 이후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 움직임에 민감한 멕시코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통화 가치 하락폭은 0.8%에 그쳤지만 1년 기준으로 보면 올들어 15% 하락했다.

금리인상 후 신흥국의 자본 유출도 크지 않았다. 금리인상 이전에 투자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스와르할리 아흐메드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에서의 자본 이동에 영향을 주지만, 부정적인 충격은 인상 시점을 포함한 분기로부터 1개 분기 전에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린다고 가정할 때 신흥국으로부터 유출되는 자본의 액수는 인상 시점이 포함된 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의 0.32%였지만, 그보다 한 분기 전에는 GDP의 0.89%였다. 이에 대해 아흐메드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인상 직전에 미리 위험예방 차원에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 편성을 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의지도 시장에 동요를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금리인상에 나서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때문에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유지됐던 현행 제로금리(0~0.25%)가 끝나게 됐지만,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변동폭이 클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의 경우 오랫동안 예측돼온 일인 데다, 연말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 같은 평온한 상태가 내년까지 유지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준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과 함께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0.25%포인트씩 연 4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2~3회로 점치고 있다. 그만큼 시장과 연준 사이에 금리인상 속도차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물가상승 기조가 뚜렷해 연준이 4회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싣게 되면 당장 3월 FOMC 무렵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미국 시중은행은 물론 외국 은행에 지급해야 할 이자가 최소 122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야후파이낸스가 분석했다. 만약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이 금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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