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황영기號 1년] 빗장 풀고 파이 키우고… 금융투자 ‘기회의 문’ 열었다

입력 2016-02-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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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비과세ㆍ사모펀드 허용 성과

“올해 금융시장 화두는 불안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최근 금투협 집무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들어 불확실성, 변동성과 같은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며 “금융권은 이런 것을 안고 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황 회장은 “보험회사는 부채를 시가 평가했을 때 자본금 조달 문제가 있다”며 “은행은 이윤은 줄지만 비용은 줄지 않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 기회는 없지 않다. 황 회장은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이 증가하는 등 대기자금이 늘고 있다. 결국 이 돈의 주요 관심은 주식시장이다. 연기금도 늘고 있다. 마당이 커졌다. 이런 점에서 자산운용업계에게 올해는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의 설명처럼 앞으로의 1년은 자본시장의 주요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의 유동성이 풀렸다. 이 자금이 뭉게구름이 될지, 과실을 맺을지, 미래는 현재를 어떻게 평가할지, 지난 1년 밑거름이 판가름 지을 것이란 얘기다.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소통이다.

이투데이는 황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동안 자본시장의 주요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둘러봤다.

◇해외주식펀드 비과세, 투자 길 넓어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6월 정부가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를 한시 도입하기로 한 것을 황 회장 취임 이후 업계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상장주식은 주식 매매ㆍ평가차익이 비과세다. 그러나 해외주식은 주식 매매ㆍ평가차익과 환차익이 과세 대상 소득에 포함돼 판매사ㆍ투자자ㆍ운용업계의 원성이 컸다.

이에 정부는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비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운용기간 10년 이내인 이 상품은 이달부터 본격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07년 내놓은 해외펀드 세제지원 방안보다 이번 안은 진일보했다.

당시에 내놓은 안에는 해외주식의 매매ㆍ평가차익은 비과세였지만 환차익은 과세했다. 펀드 전체로는 손실이 났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환차익도 비과세에 포함해 이러한 사례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국내 증시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며 “결국 이런 상황에서 투자는 해외로 가야 하기 때문에 해외주식 비과세는 투자자, 운용사, 판매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비과세가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MMF를 제외한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8년 8월 말 188조원에서 2015년 10월 말 136조원을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산운용시장이 491조원에서 825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공모펀드의 부진은 극심했다.

이러한 공모펀드의 부진은 해외주식형 펀드 때문이다. 2008년 8월 말~2015년 10월 말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134조원에서 69조원으로 줄었다. 이 중 해외주식형 공모펀드가 59조원에서 16조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공모펀드 감소액의 84%, 주식형 공모펀드 감소액의 66%가 해외주식형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주식형 펀드 비과세 혜택 부활은 침체된 공모펀드 분위기를 장기적으로 반전시킬 계기”라고 평가했다. 권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중 주식시장에서 쉽게 매매할 수 있는 지수추종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모든 증권사도 사모펀드 운용 가능, 시장 커졌다= 모든 증권사에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PEF) 운용을 허용한 것도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긴밀히 협조한 성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만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증권사가 사모펀드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이 시장의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제외한 전체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200조원을 넘었다. 국내 운용이 허용된 지 15년 만이다.

사모펀드는 몇몇 전문 투자매니저가 운용하기 때문에 헤지펀드, 부동산, 인프라, 선박, 유전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모펀드는 대중으로부터 자금으로 받기 때문에 안정성을 우선 고려하지만 사모펀드는 이보다 투자 보폭이 큰 셈이다.

증권사의 사모펀드가 올해 자본시장에서 성장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증권사의 헤지펀드 운용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헤지펀드에 투자해 내부자 거래와 같은 위법행위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헤지펀드 운용 가이드라인이 또 다른 규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규제를 강화하면 증권사의 사모펀드 진출이 유명무실화될 것이란 우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사전 규제보다 사후 제재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 신용공여 확대ㆍ부동산 신탁사 정비사업 참여도 성과= 종합금융투자사업자(NH, 대우, 삼성, 한국투자, 현대증권)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자본시장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신용공여 한도는 기업과 일반신용공여를 합산해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이 개정되면 올해 중에는 이들 증권사가 신용공여 한도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오는 3월부터 부동산신탁회사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000가구 이하의 중소 사업장의 정비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마련 중인 세부규정이 나오면 이달 신탁회사의 수주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투자협회는 부동산신탁회사의 도시정비 사업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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