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이 허락한 블루오션 '할랄'] 율법 따라 윤리적으로 만든다…이슬람 넘어 세계가 주목

입력 2016-0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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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침체 새 돌파구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의 경제 둔화가 새로운 블루오션을 깨우고 있다. 바로 ‘할랄(Halal)’ 시장이다. 할랄은 아랍어로,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허용되는 물건이나 행위를 말하며 주로 이슬람 교도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반대로 할랄이 아닌 것은 ‘논 할랄(Non halal)’ 혹은 ‘하람(Haram)’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 둔화와 그로 인한 위안화 약세로 세계 시장의 큰손인 중국인의 해외 여행이 주춤해지면서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국가와 기업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찾은 게 이슬람 관련 산업이다.

세계 이슬람 인구는 약 18억명으로 이 가운데 60%가 아시아에 살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는 4억7500만명 가량이 살고 있다. 오는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무슬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은 할랄 시장의 큰 고객이다. 이들 국가의 지난해 식품 수입은 730억 달러(약 88조원)가 넘는데, 소비되는 식품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사우디와 UAE는 특히 중요한 시장이며, 알제리, 이라크, 모로코, 이란, 이집트, 터키, 튀니지, 요르단, 예멘, 시리아도 할랄 문화권에 속한다.

할랄은 윤리와 자연친화, 식품안보, 위생, 공정거래 등을 추구하는 만큼 할랄 문화권이 아니어도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추구하는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에 할랄은 무궁무진한 기회의 시장인 셈이다.

할랄 허브로 통하는 말레이시아 푸트라대학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세계 할랄시장은 약 100조엔(약 8400억 달러) 규모였다. 이 가운데 식품은 약 5000억 달러, 화장품은 848억 달러 규모로 조사됐다. 가치는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인디아퍼스트F&B뉴스에 따르면 세계 할랄산업의 가치는 2조8000억 달러(약 3경3661조6000억원)로 이 대부분은 비무슬림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싱가포르, 호주, 태국, 뉴질랜드, 영국, 미국, 인도 등은 할랄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파악한 나라들이다. 이 나라의 할랄 관련 기업들은 식품 및 음료 산업을 중심으로 관광, 의료, 물류, 숙박, 금융 등 서비스 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가장 활성화된 할랄 산업이 식품이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할랄 식품 비율은 고기가 10%, 식품 및 논알코올 음료가 35%다.

비이슬람 국가에서 지내는 무슬림들은 ‘먹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서 부정한 것으로 알려진 돼지 유래의 음식과 주류를 포함한 음식은 먹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무슬림들은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에도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때로는 업체에 직접 문의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무슬림이 많은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판매되는 식품이 할랄인지를 제3자 기관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할랄인증제도’가 보급돼 있다. 일일이 확인이 번거로운 만큼 무슬림에게는 이 할랄인증 마크가 매우 유용하다. 할랄인증 제도에는 식품 함유 성분 외에 소, 닭, 양 등 고기 이외의 육류도 무슬림의 손에 의해 처리된 것인지, 상품이 돼지고기와 함께 보관 및 운송된 건 아닌지 상세한 규칙이 정해져 있다. 또한 알코올은 정신을 어지럽힌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알코올 포함 여부도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식품 이외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도 할랄인증마크 취득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할랄인증마크를 발급하는 말레이시아 정부 산하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JAKIM)에 따르면 마크 신청의 70%가 화장품 등 식품 이외의 제품들이다. 이는 이슬람 문화권의 경제 성장으로 화장품과 샴푸, 치약 등 일상용품 수요가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화장품과 의약품 제조공정에도 할랄이 적용된다. 화장품에 대한 할랄인증은 음식만큼 까다롭지는 않지만 입술이나 피부에 바르는 것이어서 일부 기업은 아예 원료 생산 단계에서부터 할랄인증마크 획득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호텔의 경우는 하루 3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이슬람 교도를 배려해 룸에 나침반을 비치하거나 예배 전 손발을 씻을 수 있도록 낮은 세면대를 설치하기도 한다.

현재 할랄인증기관은 30개국에 약 80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랄인증마크를 취득하는 데는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또한 인증마크를 얻은 후 신제품 생산과 생산라인을 확장할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할랄 전문가들은 “할랄 시장 진출 시에는 장기적으로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할랄 기준은 나라 및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 같은 이슬람교도라 할지라도 달리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일각에서는 과잉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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