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퇴임한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시에 자신의 짤막한 소회를 덧붙인 시문집을 출간했다.
19일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흘반난(吃飯難), 밥 먹기 어렵다’는 최치원, 두보, 이백, 원효, 소동파, 이황, 조식, 측천무후, 임제 등 역사의 굽이에 살다간 사람들이 남긴 글 126편을 담은 시문집이다.
한문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저자는 검찰총장에 오른 뒤 열린 첫 간부회의에서 “자리가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자리에 있건 최선을 다하면 그 자리가 빛나는 것”이라는 뜻이 담긴 소동파의 시가 적힌 종이를 나눠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제목 ‘흘반난’은 ‘밥 먹기 어렵다’는 뜻이다. 세상사 밥 먹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없으며 책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밥 먹는 것과 관련돼서라는 게 김 전 총장의 설명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검찰을 떠나면서 짐을 챙기던 중 혹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책상 위에서 나뒹굴던 시·문을 한데 모아 퇴임식에 참석한 후배들에게 나눠준 것인데 어떻게 이를 알고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 부득이 인쇄를 하게 됐다”며 “한 개인이 그냥 좋아하는 것을 모은 사화집(詞華集)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