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매각 잠정 무산

입력 2016-12-05 09:21 수정 2016-12-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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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영향에 중화권 자본 대규모 투자 어려워

ING생명보험의 매각이 잠정 무산됐다. 매각자 측과 인수 후보 간의 가격 차이와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된 것이 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의 주요 인수 후보인 중국 국영 보험사 타이핑생명, 중국 민간회사 푸싱그룹 등은 ING생명 인수 협상에 더 이상 나서지 않고 있다.

인수 후보 중 한 곳의 자문을 맡은 IB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협상 진전은 없다”며 “내년에 협상이 다시 본격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라이프투자를 통해 ING생명 지분 100%를 갖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인수 후보와의 논의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매각이 단기간 내에 본궤도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ㆍ경매식 호가입찰)이 5개월 이상 이어지는 것은 매각 자체가 난항이란 의미”라고 해석했다.

ING생명의 매각이 어려운 배경으로는 가격 격차가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이 회사 에비타(EBITDAㆍ상각 전 영업이익)의 10배수인 4조 원 안팎을 적정 매각 가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수 후보들은 보험산업의 전망을 고려할 때 4조 원을 들여 ING생명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 적용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보험사의 매각가격은 평가가치보다 낮춰야 한다는 것이 인수 후보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PCA생명을 예상가의 절반 수준인 17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밖에 중국의 사드 보복이 ING생명 매각 차질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중국이 사드 보복 영역을 넓혀가면서 중화권 자본의 한국 대규모 투자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IMM PE는 중화권 투자자들과 할리스 커피 매각 협상을 벌여왔지만 이 역시 최근 무산됐다.

다만 MBK파트너스도 급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ING생명의 올해 EBITDA는 전년보다 10% 가량 늘어난 4000억 원 중반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꾸준한 성장세다.

또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 인수를 위해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올해 1월 리파이낸싱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프투자 출자금 중 4000억~5000억 원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회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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