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조선ㆍ해운 붕괴는 곧 노동시장 붕괴"

입력 2017-0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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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개발경제 시절의 선단 구조를 가진 상황에서 조선, 해운 같은 중후장대한 산업의 붕괴는 곧 노동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부총리는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EY한영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경제가 정말로 큰 난관에 봉착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EY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임고문이다.

그는 "한국경제의 전통적 산업구조와 선단식 경영모델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통계적으로 볼 때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인구절벽'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복지비 부담을 비롯해 중국 소비시장 경색, 가계부채 부담, 내수 불황 등이 맞물려 한국경제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도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는 전인미답의 '트럼프 월드'에 들어가게 됐다"며 "27년 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세계 시장을 향해 문을 열었다면 트럼프는 이제 미국시장의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이 전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우리 경제의 뚜렷한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돌파구로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공적 인프라'를 조성하고 기업은 창업자적 시각에서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기업들은 고령화와 창업 붐, 싱글 가구의 증가, 사물인터넷(IoE) 확산 등 메가트렌드로부터 가능한 틈새시장을 찾고, 공생의 생태계 조성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뚝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활력의 무게중심이 50∼60대에서 30∼40대로 대폭 낮아져야 하고,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EY한영의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올 한해 경제전망과 한국경제의 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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