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같은 당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정책경쟁 의지를 거듭 다졌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일부 공약엔 비판을 가하면서도 “민주주의 정치가 형제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면 정치 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10시부터 오후3시까지 서울 혜화동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대선출마’ 행사를 갖고 현장 참여 시민 200여명은 물론, 페이스북과 유투브 등 SNS 생중계를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하면서 즉문즉답 형식의 ‘시민 검증’을 받았다.
그는 ‘말이 어눌하다’는 한 시민의 지적에 “그간 제 말이 어눌한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는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무조건 때릴 수도 없고 ‘나는 이거 더 잘해’라고 말하는 것도 디스(공격)하는 것 같아 말을 못하겠더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다음 정부를 어떤 사람에게 맡겨 어떤 한국으로 나갈지 묻기 시작했다”며 “비로소 저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했다.
안 지사는 그러면서 문 전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데 대해 “문 전 대표도, 여타 후보도 자꾸 과거 문제, 이미 청산이 끝난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공약을 낸다”고 했다. 이어 “해체 수준에 이른 정부를 무슨 청산을 하느냐”며 “버티는 박 대통령이 신기할 뿐, 박근혜 정부는 이미 끝난 정부”라고 했다. 그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 전 대표는 청와대를 세종로로 옮긴다고 하는데, 그걸 대안이라고 말했다면 너무 낮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출마선언식에 참석한 전해철 박남춘 의원을 소개하면서는 “문재인캠프의 핵심인 두 분이 이 자리에 왔다는 건 안희정이 대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를 진작 낙점했다는 시민들께 말씀드린다”며 “사랑조차도 움직이는 것이니 문 후보와 제가 제안하는 미래 정부의 시대적 과제 해법을 꼼꼼히 비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니가 동생이니 다음에 하라고 하면 얼마나 빈정상하겠나”라면서 “경선에서 제가 제시하는 가치와 비전에 대해 문 후보와 똑같이 열린 마음으로 평가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우리가 다른 정책을 갖고 경쟁하더라도 우애, 우의를 잃어선 안 된다”면서 “민주주의 정치가 형제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면 저는 정치 안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란) 시민에 대한 우정, 이웃에 대한 사랑과 연대의식을 더 드높여야 한다”면서 “민주당 후보로서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한다해도 사람간 우정과 우의를 훼손당하지 않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거듭 ‘선의의 정책 경쟁’ 의지를 밝혔다.
안 지사는 “친노란 술, 밥 사면서 맺어진 그룹이 아니라 시대정신과 가치를 갖고 옳다 여기면 언제든 띄우고 가라앉히는 민심과도 같다”라며 “문빠(문재인지지들)가 너무 세서 경선하나마나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문빠니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