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졸업식, 해방감에 들뜬 여러분께

입력 2017-0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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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졸업식, 해방감에 들뜬 여러분께

밀가루·달걀을 던지고 3년 동안 매일같이 입었던 교복을 찢어버리는 학생들, 모든 것이 용서될 것만 같은 오늘은 바로 ‘졸업식’입니다.

해방감에 들떠서라지만 자칫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는 이 의식 아닌 의식,
그런데, 옛 우리 조상들의 졸업식에도 이런 의식이 있었다고요?

바로 성균관 유생들의 ‘파금(破襟)’입니다.
졸업시험인 ‘고과(考課)’를 끝낸 뒤 ‘청금(靑襟)’이라 불리는 제복을 찢어버리는 거죠.

하지만 ‘파금’에 대한 남아있는 기록이 많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유생들 일부만이 여기에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현재 졸업식에서 모든 학생이 교복을 찢는 것은 아닌 것 처럼요.
오히려 임금이 내린 하사배(下賜盃)로 술을 돌려 마시며 결속을 다지는 ‘공음(共飮)’ 의식이 오래 지속된 전통으로 기록돼있죠.

또 지금처럼 졸업이 쉽지 않아 애초에 동창생들이 다 함께 모여 졸업식을 치를 수도 없었습니다. 학과시험뿐 아니라 아홉 가지 몸가짐을 평가하는 ‘구용지신(九容持身)’, 그리고 과거시험까지 통과해야만 졸업할 수 있었는데요.
졸업여부와 시기는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제각각이었죠.

그렇다면 서로에게 밀가루를 뿌리는 이 빠질 수 없는 졸업식 풍경은 언제부터 생긴 걸까요?

‘단순한 재미로’, ‘밀가루 공장의 상술’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제 강점기 학생들이 강제로 입어야 했던 일본식 교복 ‘가쿠란’을 더는 입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표현했다는 겁니다. 새하얀 밀가루는 ‘백의 민족’을 상징했던 것이고요.

결국 현재의 졸업식 일탈행위는 전통이나 의미가 있는 행위가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조선시대에는 새로운 배움이 시작되는 입학을 더욱 중요하게 여겨 예를 갖춰 의식을 치렀습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유생들은 입학식을 신성한 의식으로 여겼습니다.
조선 시대 성균관 새내기들은 입학 후 공부를 시작하기 전 성현들에게 이를 알리는 ‘고유례(告由禮)’를 치렀죠. 궁에서 따로 수업을 받는 왕세자도 입학식에는 반드시 참석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시작으로 여겨져 오히려 그 의미가 없었던 과거의 졸업식, 지금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을 받는 날, 지긋지긋했던 ‘배움’이 끝나는 날이 돼버린 건 아닐까요?
그리고 그 허무함과 후련함이 오늘날의 졸업식 풍경을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졸업식은 끝이 아닌 ‘시작’에 그 의미를 둬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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