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정쟁, 당쟁, 파쟁

입력 2017-02-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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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이 예견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고 있다. 각 정당과 이른바 ‘대선 주자’들의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다툼을 ‘정쟁(政爭)’이라는 말로 많이 표현을 한다. 그런데, 정쟁은 사실상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당쟁(黨爭:무리 싸움) 혹은 파쟁(派爭:패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뿐이다.

자전에서는 ‘政’을 ‘정사(政事) 정’이라고 훈독하고 ‘정사(政事)’는 다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쟁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툼’이라는 뜻 정도로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政’이라는 글자 구조를 살펴보면 그렇게 풀이하기 곤란한 점이 있다. ‘政’은 ‘正(바를 정)+?(칠 복)’의 구조로 바루기 위해 막대기(지휘봉)로 뭔가를 치거나 두드리는 지도자의 행위를 나타낸 글자다. 正은 □(목표물: 나중에 ‘一’획으로 간략화됨)과 止(발 모양=之)가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로 어떤 목표물을 향하여 ‘바르게 나아가다’ 혹은 ‘바르게 감으로써 어떤 목표에 제대로 도달하다’는 의미인데 나중에는 ‘바르다’는 의미가 특별히 강조되어 ‘바를 정’이라고 훈독하게 되었다.

‘다툴 쟁(爭)’은 ‘爪(손톱)+又(손)+?(막대기 같은 물건)’의 구조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손과 손톱으로 물건을 움켜잡고 내 쪽으로 당겨 빼앗아 오는 다툼 현상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그러므로, 본래부터 뭔가를 바르게 집행하는 지도자의 행위를 나타낸 글자인 ‘政’은 다툼이라는 의미의 ‘爭’과 어울릴 수 없다. 바름을 판단하는 가치관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 사이의 다툼, 즉 당쟁이나 파쟁은 있을 수 있어도 이미 바른 것으로 인식된 ‘바름’ 자체에는 ‘다툼’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선정국’이 전개되고 있는 우리 사회, 政論은 많고 당쟁이나 파쟁은 적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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