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상장사들 실적 부진, 사드 탓만 아니다?… "다각화 눈 돌려야"

입력 2017-03-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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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YG 中 매출 비중 전체 20%

중국 당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엔터 상장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부터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가 지난해 7~8월 본격화한 것과 관련해 실적 모멘텀으로 꼽힌 중국 사업 전략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65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258억 원으로 11.34% 감소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35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자회사 YG PLUS는 사드 여파로 화장품 사업부문의 중국 진출이 연기되며 적자 폭을 해소하지 못했다.

에프엔씨엔터는 매니지먼트와 미디어 콘텐츠부문의 중국 진출이 제한되며 4분기 영업손실 41억 원, 당기순손실 64억 원으로 각각 적자전환했다. 큐브엔터의 4분기 영업손실도 36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57억 원인 점을 고려할 때 63.15%가 4분기에 발생했다.

관련업계는 이들 기업의 저조한 실적에 대해 중국 매출 감소 및 현지 진출 전략 무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대외 중국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법인세 개정으로 인한 이연법인세 인정 범위가 감소했고, 취득 자산의 영업권 평가 손실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차적으로는 사드 리스크가 엔터 상장사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 상당수는 향후 모멘텀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에스엠, 와이지엔터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20%에 불과하다는 것. 또 YG PLUS는 4월 설립을 추진했던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의 현지 론칭이 무산된 것도 영향을 준 사례로 지목했다.

다만, 드라마 등 콘텐츠 수출 기업의 경우 중국 저작권이 제한받으면서 향후 진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지난해까지 중국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에프엔씨엔터와 화이브라더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률이 커 향후 고점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체와 달리 엔터 업종은 사드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만 볼 수 없다”면서 “이익 성장의 모멘텀 측면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 감소 요인을 사드로 한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외 법인 다각화 전략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CJ E&M과 CJ CGV를 예로 들었다. CJ E&M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유력 콘텐츠 제작사 블루그룹(Blue Group)을 인수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또 태국 최대 종합 미디어 사업자 트루비전스(True Visions)와 합작법인도 출범시켰다. CJ CGV 역시 자체 개발한 4DX가 전 세계 누적 300개 관을 돌파했다.

최 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한동안 중국에 편향돼 있었다”며 “그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한류 수요가 많았지만, 중국의 거대 시장에만 집중하고 등한시한 만큼 다양한 방향으로 해외 진출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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