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아직은…”에 안주하는 전자업계

입력 2017-03-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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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산업1부 기자

“중국이 많이 올라왔네요. 그런데 아직 애플의 ‘아이폰’이랑 외관은 비슷하고,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리 제품보단 못 하네요.”

지난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 참가한 국내 스마트폰 업체 임원이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을 살펴본 뒤 내뱉은 말이다. 아직 중국 스마트폰은 ‘산자이(山寨·모조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MWC 전시장의 가장 메인홀에 자리 잡은 화웨이, 오포(OPPO), ZTE 등 중국 업체 전시관에는 관람객이 북적였다. 개막 당일에만 발 디딜 틈 없던 타 업체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위치가 제일 좋고 가끔 스마트폰을 공짜로 나눠 주는 행사 탓일 수도 있으나, 단순히 ‘산자이’였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중국 업체들은 모조품을 넘어 자체 기술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물론 허장성세(虛張聲勢)라고 느껴질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지만, 개발 속도를 보면 충분히 위협적이다. 화웨이는 새로 발표한 스마트폰 ‘P10’에 자체 개발한 ‘기린 960’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했다. 전 세계에서 자체 개발 AP를 탑재한 제조사는 삼성과 애플에 불과하다. 또 ZTE는 세계 최초로 5G 지원 스마트폰인 ‘기가비트 폰(Gigabit Phone)’을 선보였다.

중국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정부를 등에 업고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서도 국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은 “추격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아직 기술 격차가 꽤 있다”고 선을 긋는다. 모든 산업에서 수년 내 중국 업체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올 것이라는 관측이 난무하지만, 현장에선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뻗어나가고 있고, 각종 수치에서 영향력 확대 또한 증명되고 있다. 오히려 국내 업체들의 “아직은”이라는 말이 위태로워 보인다. 갈이천정(渴而穿井) 하지 않고 미리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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