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연패(連霸)와 연패(連敗)

입력 2017-03-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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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프로축구, 프로야구 등이 철을 맞으면서 스포츠 뉴스의 내용이 겨울철에 비해 훨씬 풍부해졌다. 그런데 스포츠 뉴스를 시청하다 보면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3연패의 늪에 빠졌다”는 말도 듣게 된다. 전자는 세 번이나 우승을 하는 큰 업적을 쌓았다는 찬사이고, 후자는 세 번이나 연속 패한 부진한 실적이라는 뜻이다. 같은 ‘연패’인데 뜻이 완전히 반대이다.

전자인 ‘3연패의 위업’을 뜻하는 연패는 ‘連霸’라고 쓰며 각각 ‘이을 연’, ‘으뜸 패’라고 훈독한다. 연속하여 세 번씩이나 으뜸, 즉 우승을 차지했다는 뜻이다. 후자인 ‘3연패의 늪’을 뜻하는 연패는 ‘連敗’라고 쓰는데, 이때의 ‘敗’는 ‘패할 패’라고 훈독하므로 연속해서 세 번이나 패했다는 뜻이다. 전자인 ‘霸’는 패권(霸權: 으뜸의 권한)을 장악한다는 의미의 패이고, 후자인 ‘敗’는 실패(失敗)의 패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패자(霸者)가 되기를 바란다. 누구도 패자(敗者)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패자(霸者)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패자(敗者)가 되는 경우도 있다. 霸者의 영광을 누리는 사람은 끝까지 겸손해야 할 것이고 실패의 고배(苦杯: 쓴잔)를 마신 敗者는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霸者는 너무 교만하고, 敗者는 지나치게 실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말인즉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균등의 사회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당한 부(富)의 세습, 무리한 권력의 세습 등이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霸者는 교만해지고 敗者는 절망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霸者는 敗者를 배려하고 격려하며, 敗者는 霸者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다. 다양한 스포츠가 기지개를 켜는 이 봄에 스포츠를 즐기면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배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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