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아들 친구 "준용이, 생활 궁핍한 친구로만 생각…아버지, 청와대서 경비하는 줄 알았다"

입력 2017-04-07 09:26 수정 2017-04-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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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최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문준용 씨가 취업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문준용 씨와 지척에서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입을 열었다.

오민혁 씨는 문준용 씨와 함께 건국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부에서 수학하고 자취생활을 했다며 당시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오 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흥렬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내용에 (문준용 씨의) 지하철 영상을 촬영한 친구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오 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 모두 문 후보의 아들인 사실조차 몰랐으며 문준용 씨는 대학 시절 내내 어려운 생활로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이어가는 평범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앞서 이흥렬 사진작가는 대학에서 문준용 씨에게 사진을 가르친 스승으로서 그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작가는 당시 문준용 씨가 수업 과제로 제출한 작품을 보고 "뭔가 해낼 친구구나"라고 글을 남겼다.

(출처=오민혁씨 페이스북)
(출처=오민혁씨 페이스북)

다음은 오민혁 씨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전문이다.

이흥렬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내용에 (문준용 씨의) 지하철 영상을 촬영한 친구입니다. (안녕하세요. 창피했지만 재밌는 작업이었습니다) 먼저 제가 (문준용 씨와)절친한 친구 사이인 걸 아시는 분들이 '청와대 들어가겠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일 하나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친구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은 '책에 아버지 사인 좀 받아줘'가 전부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도 요즘 기사에 자주 나오는 준용이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부산이 고향인 준용이와 제주도가 고향인 저는 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00학번으로 만나 한 살 위 A형하고 셋이 자취를 하게 됩니다(방 한 칸 반지하 방에 보증금 100만 원 월세 30만 원, 1인당 관리비 포함 15만 원 내고 생활).

말이 없는 두 부산 남자들이지만 같이 살다 보니 아버지 직업에 대해 얘기도 하게 됩니다.

오 씨 "준용아 너희 아버지는 뭐하셔?"

문준용 씨 "부산에 계시다가 서울 오셨는데 무직이시다"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백수시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시 문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준비를 위해 상경한 상태. 셋 중 생활비도 제일 적게 받고 주말에 길에서 휴대폰 가입 신청자 받는 아르바이트 등 하면서 생활했던 친구여서 '아버지가 직장 없어 생활이 어렵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05년도에 준용이는 학부 동아리 중 제일 큰 '깸'이라는 영상동아리 회장을 하게 됩니다. 당시 실력이 좋아 현재 동아리 친구들 대부분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때도 교수님이 영상 관련 아르바이트를 할 학생을 찾을 때면 준용이를 소개해줬습니다(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외부 조명영상 작업 등).

한번은 준용이가 '노무현' 사인이 새겨진 홍주를 가져왔습니다. 집에서 맛있어 보여서 가져왔다길래 친구네 집과 반지하 자취방에서 안주도 없이 마셨습니다.

오 씨 "이거 어디서 났어?"

문준용 씨 "아버지가 어떻게 청와대 취직하셔서 받으셨어"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경비 하시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당시도 빈곤한 준용이의 생활모습에 아버지가 고위직이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무직이셨는데 경비원으로 취직하셨나 보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 생각이 어이없지만 사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비 하시는 분에게도 선물하실 수 있는 분이기에요. 제가 이때까지 먹어본 가장 맛있는 술이었습니다. 술병을 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중에 준용이가 얘기하기를 아버지(문 후보)가 화 안 내시는데 고 노무현 대통령 사인 들어간 홍주를 마셨을 때는 화를 내셨다고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아버님. 저랑 B이라는 친구 같이 마셨습니다

준용이는 졸업을 먼저 했으며 휴학을 한 제가 늦게 졸업했는데 어느 날 공무원 준비하던 형이 저에게 먼저 물었습니다.

"민혁아. 준용이네 아버지 청와대 계셔? 청와대에 문 씨면 '문재인'인 거 같은데…"

"예전에 뭐 청와대 취직하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뭐 높은 사람은 아닐걸요"

당시에 민정수석이 누구고 그런 거 잘 몰랐습니다. 별생각 없이 넘겼습니다. 며칠 뒤 준용이를 만나 맥주 마시는데 생각나서 물었습니다.

"준용아. 너희 아버지 성함 '문재인'이야?"

"어. 어떻게 알았어?!"

"뭘 놀라(당시 생각에 대단한 건가). C형이 물어봐서"

그렇게 친구 아버지의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 보다 보니 준용이의 부산 초·중학교 친구들도 친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도 아버지가 대선 나오실 때 알았다고 하더군요. 평범한 우리 친구들 뭐 하나 하기 힘든 준용이한테 힘내라고밖에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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