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계 미국인 ‘토니 김’ 구속…현재 미국인 3명 억류 중

입력 2017-04-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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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김, 22일 평양서 출국하려 했으나 잡혀

북한이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인 토니 김을 구속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토니 김은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도 사업가가 평양에 설립한 평양과학기술대학(PUST)에서 1개월간 회계학을 가르쳐왔다. 한국 이름이 ‘김상덕’인 그는 전날 평양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했으나 구속됐다. PUST는 지난 2010년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인 제임스 김이 설립했다. 제임스 김은 중국에도 연변과학기술대를 세웠으며 토니 김은 평양에 오기 전 연변과기대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학 모두 기독교도를 주로 채용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50대 후반인 김 교수는 북한 내 구호활동과 관련돼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구체적 구속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여러 인도주의 단체가 현재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부분 기독교 단체와 관련이 있다.

북한은 지난 2년간 미국 시민 여러 명을 체포했다. 그 중에는 현지에서 2년간 구속 수감된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도 있다. 배 씨는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평양 방문 이후 풀려났다.

지난해 1월에는 호텔에서 정치 포스터를 훔치려 한 혐의로 당시 21세였던 버지니아주립대생인 오토 웜비어가 체포됐다. 북한은 그에게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그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는 이달 폭스뉴스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들의 석방을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버지니아 주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은 지난해 4월 스파이 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적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편 한국계 캐나다인 목사 임현수 씨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북한에 구금돼 있다.

토니 김 구속으로 양국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미국 국무부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면서 미국 시민이 북한에 구금되면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중재 역할을 맡는다고만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전화통화를 했다. 백악관은 통화 내용 언급을 피했지만 북한 문제가 주요 논의대상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주 서울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에 도발을 삼가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정부는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이 필리핀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나서 이번 주 초 한반도 인근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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