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 빌라주택에 눈독

입력 2017-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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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되면 아파트 배당 기대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다세대주태과 같은 일반 주택가의 빌라를 분양받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뭐던 좋다. 이사 걱정없는 내집을 갖자”는 생각으로 빌라를 구입하는 실 수요가 급증했다.

통상적으로 재테크 쪽에 지식이 좀 있다면 빌라는 투자 대상으로 치지 않았다.

왜냐 하면 가격이 잘 오르지 않은데다 환금성도 떨어져 아파트 등과 비교할 때 투자가치가 낮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원래 빌라는 규모가 큰 고급주택으로 인식돼 왔으나 근래들어 일반 주택가에 짓는 다세대주택도 빌라로 불리고 있다.

아파트는 대체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은 편이지만 빌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

게다가 부실공사가 많아 집이 빨리 노후화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월세 가격도 낮아지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재테크 관점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상품으로 인식돼 왔다.

그렇다면 빌라를 분양받는 수요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은 대개 이사를 다니는데 신물이 난 사람들로 아파트를 사자니 돈이 부족해 차선책으로 빌라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니면 재테크 따위에 별 관심이 없는 단순히 내 집만 있으면 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계층인지 모른다.

 

좀 고생스럽지만 셋방살이를 전전하면서 괜찮은 아파트를 분양받아 재산을 불려 보려고 애쓰는 ‘또순이 또식이’적 기질이 적은 부류로 여겨지기도 했다. 재산을 증식해 보려는 의지가 없다는 게 아니라 강도가 좀 덜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그동안 서울 같은 곳에서는 한동안 빌라 신축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전세나 월세를 놓을 목적으로 다가구 건축이 더 성행할 때도 있었다.

 

그랬던 빌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내놓은 뉴타운 개발정책으로 팔자가 바뀌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은 채산성이 떨어져 재개발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냈으나 생각지도 못한 각종 지원 등으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개발 잠재력이 높은 성수동이나 합정동과 같은 한강변 지역의 낡은 다세대주택은 황금덩어리가 됐다. 땅 지분 기준으로 3.3㎡ 당 500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한참 경기가 좋은 시절에는 몰려드는 투자수요로 인해 부르는 게 값이었다.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된 서리를 맞기도 했으나 근래 들어 다시 환생하는 분위기다.

여기다가 정부가 소규모 주택 정비 특례법을 만들어 작은 단위의 개발이 쉬워지면서 헌 빌라주택의 몸값은 한층 비싸졌다.

 

헌 빌라 밀집 지역이 재개발되면 새 아파트를 하나 배당받게 되고 재개발이 안 되더라도 정부 지원을 받아 소규모 단위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서다.

재개발의 경우 땅 지분 평가에 따라 추가 분담금을 내는 일도 생기지만 그렇더라도 그냥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보다 돈 벌이가 좋다는 분석이다.

 

물론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사전의 투자 평가는 대개 개발 관련 당사자나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 실제 상황과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재개발은 변수가 많아 중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일이 잘 진행되다가도 복병을 만나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그런데도 중개업자는 그런 부정적인 측면은 감추고 마냥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다.

 

새 빌라도 재테크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전세나 월세 수요자가 늘어나 얼마든지 임대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비싼 아파트보다 투자금이 적어 접근하기가 쉽다. 현금 2억~3억원만 있어도 서울 한복판에 방 2개짜리 이른바 투룸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이 주택을 매입해 세를 놓으면 월 100만원 안팎의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빌라에 대한 투자여건이 좋아지자 경제TV 등에서 마케팅을 가장한 분양 방송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광고성 방송 중에는 실제보다 투자 가치를 부풀린 내용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빌라의 투자전망은 정말 밝다고 봐야 하나.

우선 최근 3년간 서울에 공급된 빌라 형태의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물량을 보자.

2014년에 다세대주택 3만3591가구를 비롯해 모두 3만7956가구가 쏟아졌다. 같은 해 서울의 총 주택 공급량 6만7919가구를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숫자다.

그 다음해인 2015년에는 6만2544가구가 출하됐고 지난해에도 5만238가구가 쏟아졌다. 올 들어서는 4월말 기준 1만3589가구가 인·허가됐다.

 

한때 이들 신규 물량도 불티나게 팔렸으나 요즘들어 매기가 확 식었다.

관련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에서도 빌라의 공실률이 20%에 이른다고 하니 이 시장도 한계에 다다른 듯싶다.

 

기존 빌라의 거래 현황은 어떨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의 빌라(다세대와 연립주택)의 거래 건수는 각각 5000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온다.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빌라에 대한 투자 인식이 달라진 탓이다. 

아무튼 시중의 여유자금들이 아파트는 물론 빌라주택 시장까지 흘러들고 있다는 뜻 아니겠나.

마땅한 투자 상품 찾기가 쉽지 않아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경쟁적으로 수요가 몰려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노후 주택 밀집지역의 재개발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므로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투자금이 오래 묶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금리 문제에다 공급과잉 등의 악재는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다.

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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