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비트코인·이더리움에 도사린 ‘시장의 광기’를 주의하라

입력 2017-07-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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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차장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디지털 가상화폐에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광기’에 일반 투자자들이 한순간 지옥의 수렁에 빠질 위험도 있다.

최근 가상화폐 열기가 잠시 식었지만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1년간 300%, 이더리움은 2000% 가까이 폭등했다. 이제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값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개인투자자들은 과거에 벌어졌던 자산 버블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가 품귀(品貴) 현상을 보이고 있고, 강연회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로 백만장자(百萬長者)가 됐다는 얘기도 쏟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가상통화는 그 자체를 놓고 보면 분명히 재미있고, 독특한 점이 많으며, 혁신의 도구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지난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외환거래 규제를 강화하자, 비트코인 매수 열풍이 불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베네수엘라 등 경제 위기를 겪는 신흥국에서도 가상화폐 사용이 늘고 있다.

또 가상화폐 사용자들은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은행의 도움 없이도 자유롭게 다른 사람과 거래할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으로 대표되는 기존 통화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가상화폐가 채워 주는 셈이다.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권으로부터 차세대 송금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의 광풍을 보면 자꾸 2015년 중국 증시의 버블 붕괴가 연상된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반 토막 나면서 무수히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거리로 나앉게 됐고, 자살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지금도 많은 전문가가 가상화폐 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에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또 가상화폐가 품고 있는 근본적인 리스크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가상화폐는 해킹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2014년 당시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당하고 나서 1차 버블이 꺼졌다. 지난해 홍콩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도 해킹으로 매매와 인출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엄청난 가격 변동성도 문제이다. 하루에도 10% 이상 하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가상화폐 중 가장 규모가 큰 비트코인도 시총은 약 400억 달러에 불과한 것이 이런 변동성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각국의 규제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가상화폐를 쓸모없게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시장인 중국에서 당장 인민은행이 거래소를 폐쇄하거나 환전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실제로 올해 1월 인민은행이 거래소에서 인출을 일시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3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인류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이작 뉴턴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참패를 맛본 뒤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狂氣)는 측정할 수 없다.” 바로 지금의 가상화폐 시장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몇 번이나 오가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이 이를 견딜 수 있는 담력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고수익을 위해 위험을 즐기는 투자자만이 가상화폐에 뛰어들어야 하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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