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00. 정순왕후 김씨(貞純王后 金氏)

입력 2017-09-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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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국모 지위 누리며 정치적 영향력 행사

정순왕후 김씨(貞純王后 金氏·1745~1805)는 경주 김씨 김한구(金漢耈·1723~1769)의 딸이다. 1759년(영조 35) 15세에 영조의 계비(繼妃)가 되었으며, 그 후 왕대비, 대왕대비를 거치며 모두 46년간 국모의 지위에 있었다.

정순왕후 김씨는 그의 친정인 경주 김씨 가문을 통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계비가 되었을 당시 영조와는 51세의 나이 차가 있었으며, 친자식이 없었다. 그녀는 친자식이 없는 가운데 계비로서의 지위를 누리기 위하여 친정 가문의 소속 당파인 노론 벽파를 이용하였다. 결국 왕위 계승자였던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에도 친정 가문을 통해서 개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정순왕후는 왕실의 최고 어른으로서 내명부(內命婦)뿐만 아니라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그녀는 정조의 충실한 신하였던 홍국영(洪國榮) 일당의 토벌을 주장하였다. 특히 홍국영과 연계되어 왕실 후계자 문제에 개입한 정조의 이복동생 은언군(恩彦君) 인(裀)을 처단해야 한다고 하였다. 은언군 인이 사적으로는 국왕의 동생이지만, 역적으로 지목받은 인물인 만큼 국법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는 공론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차례 직접 한글 교지를 내려 정조와 대립되는 정치력을 행사하였다. 또한 왕대비 고유의 권한인 후사(後嗣)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글교서를 내렸다. 즉 중전 효의왕후가 병 때문에 후사를 얻을 수 없으니 하루빨리 비빈을 간택하여 후사 문제를 해결할 것을 종용하였다.

이후 순조가 11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정순왕후 김씨는 대왕대비로 3년 반 동안의 수렴청정을 하며 국정에 깊이 개입했다. 이는 그녀가 직접적으로 정치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정순왕후는 스스로를 ‘여군(女君)’ 또는 ‘여주(女主)’라고 칭하며 ‘수렴청정절목(垂簾聽政節目)’을 반포해 적극적인 정치 개입을 정당화하였다. 그리고 3년 반 동안의 수렴청정을 통해 총 480건의 하교를 명하면서 국정에 깊이 개입해 탕평정치의 기반을 파괴하고 자신의 친인척들과 심환지(沈煥之·1730~1802)를 비롯한 노론 벽파의 세력 확장을 후원했다.

정치적 지위가 절정에 이른 정순왕후의 주된 정치 목적은 정치,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정조가 구축한 정치의 기반을 타파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조선후기 정치사 연구자들에 의해 매우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순왕후는 지위와 역할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 여성이었다. 오랜 경험으로 정치 감각이 있었고 늘 명분을 중시했다. 그녀의 정치적 리더십이 일반 백성을 위한 여러 정책에 발휘되었다면 후세 그녀에 대한 평가가 좀 더 긍정적이었을 것이다. 정순왕후는 1805년(순조 5) 1월 12일 61세를 일기로 창덕궁에서 승하하여 영조의 원릉(元陵)에 합장되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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