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중의 가족이야기] 부부 공동의 꿈을 가꾸자

입력 2017-09-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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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간절히 원하던 부부 공동의 꿈 하나를 이루었다.

경기 양평에 조그만 연구소를 하나 지어 지난주 이사를 한 것이다. 서울 광화문에 있던 연구소를 양평으로 옮기는 것을 아내는 반대했다. 땅을 사는 것도 반대했고, 연구소를 신축하는 것은 더욱더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단독주택을 임차해서 사무실로 써 보니 나쁘지 않았었나 보다. 같이 땅을 보러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 여러 개의 필지를 놓고 의견이 달랐고 설계도를 앞에 두고도 생각이 같지 않았다. 건축 자재를 고르면서도 취향이 달라 의견차를 수시로 조율해 나가야 했다. 촌스러운 집을 지을까 봐 걱정하던 아들 녀석도 흡족해하고 사위와 딸이 손녀를 데리고 와서도 정말 마음에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맑은 공기다. 우리 집도 공기가 나쁜 동네는 아닌데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공기 차이를 확연히 느낀다. 소나무 위에 걸려 있는 초승달을 바라보면 총총히 떠 있는 별이 우리를 반긴다. 새들과 잠자리가 떼 지어 날아다니고 여치와 메뚜기가 눈앞에 놀러 온다. 햇볕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스카이라인도 예쁘고 아침 기운이 주는 서늘함에 뜨거운 차 한 모금을 넘기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화로워진다.

부부가 공동의 꿈을 가꾸어 나가면 ‘우리는 한 팀’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생긴다. 각자의 꿈을 성취해 나가는 것도 좋지만 부부 공동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기쁨, 보람이 크다. 공통 관심사가 있으니 대화가 많아지고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이해도 깊어지고 부부가 성장해 나간다.

부부 공동의 꿈을 실현하자는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다. 번잡한 생활이 정리되면서 일상이 그 꿈을 향해 정렬되고 인생 항로가 명확해진다. 하지만 꿈만 꾼다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부부가 끊임없이 의논하고 조율하면서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인내와 세월도 필요하다.

서로 다른 각자의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원망하고 비난하며 싸우는 부부도 많다. 소질도 없는데 가수가 되겠다며 돌아다니는 아내에게 왜 그런 쓸데없는 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남편을 보았다. 자신의 역할은 내팽개치고 자연 속에서 살겠다며 집을 나가 산 속으로 들어가 버린 무책임한 남편도 있다. 석사학위, 박사학위가 인생 목표인 것처럼 자신의 학력 콤플렉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취미가 본업인 것처럼 동호회 회원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배우자와 가족은 나 몰라라 하고 외도하는 사람, 대박의 헛된 꿈을 꾸면서 번번이 재산을 날려먹는 사람도 안타깝다.

하지만 부부가 공동의 꿈을 함께 가꾸어 나가면 그런 불화를 줄일 수 있다. 극심한 의견 대립으로 꿈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경우도 있지만 설사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수확이 적지 않다. 부부 공동의 꿈이 반드시 전원생활일 필요는 없다. 자전거 국토 종단일 수도 있고, 함께 봉사하는 삶이어도 좋다. 손자, 손녀들과 함께 3대가 함께 오순도순 모여 사는 것도 가슴 뿌듯해지는 꿈이다.

꿈 하나를 이루었으니 또 어떤 꿈을 꾸어 볼까 아내와 의논 중이다. 아이들과 강아지 뒷바라지로 부부 둘만의 여행을 즐기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 하지만 아들도 결혼하고 언젠가 우리 ‘다롱이’도 세상을 떠나면 훌쩍 둘만의 여행을 자주 떠나고 싶다. 나의 취향은 잠시 접어 두고 아내가 원하는 영국 스코틀랜드나 독일로 떠나도 좋다. 아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그 어딘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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