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리아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스포츠는 역시 골프

입력 2017-10-10 11:46 수정 2017-10-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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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찬 골프대기자

스포츠 중에서 ‘코리아 브랜드’를 알리는 종목이 무엇일까. 축구, 야구, 양궁, 배드민턴, 쇼트트랙, 골프? 대다수의 생각으로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동·하계 올림픽의 인기 종목이나 월드컵이 아니냐’ 하고 생각할 것이다.

야구나 축구는 대중에게 친숙하다. 하지만 우리 스포츠는 유감스럽게도 한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특정 나라를 기억할 때는 스포츠 종목이 큰 몫을 한다. 축구하면 펠레의 나라 브라질이나 베컴의 나라 영국을 떠올린다. 야구하면 메이저리그 미국이 떠오른다.

하지만 골프는 조금 다르다. 전 세계 150개국 이상 중계되는 골프는 ‘코리아 브랜드’의 한류가 되고 있다. 특히 여자 골프는 더욱 그렇다. 1988년 구옥희 이후에 한국은 지난주까지 박세리를 포함해 무려 162번이나 우승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의 브랜드가 전 세계에 퍼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그 중심에 서 있다. 골프는 미국과 유럽 등 모든 나라에서 남자 대회가 강세이지만, 묘하게도 유독 한국은 여자 대회가 유명세(有名勢)를 떨치고 있다.

KLPGA는 1978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독립했다. 남자 대회는 1968년 협회 창립 이전에도 일본 프로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날렸지만, 2000년대 들어 여자 대회에 밀려 초라하기까지 하다.

남자와 여자 대회가 동시에 열리면 미디어뿐 아니라 갤러리들은 여자 대회에 몰렸다. 남자 대회의 인기가 시들해졌던 탓이다. 남자 대회는 2012년부터 3년간 침체의 늪에 빠졌다. 상금도 여자 대회가 31개 대회에 209억 원이나 됐지만, 남자 대회는 연초만 하더라도 18개 대회에 상금도 여자 대회의 ‘반 토막’으로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올해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9, 10월에 대형 KPGA투어가 집중되면서 갤러리들이 남자 선수들을 찾기 시작했다. 골프클럽을 수입·판매하는 카이도와 신한금융그룹, 현대자동차, CJ그룹이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티업·지스윙 메가 오픈(총상금 5억 원),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 원),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카이도 Only 제주오픈 with 화청그룹(총상금 5억 원) 등 9월에만 총상금이 37억 원에 이른다. 남자 선수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늘어난 데다 굵직한 대회가 많이 증가하면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과 제네시스가 외국의 스타들을 불러들이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구름 관중을 몰고 온 것이다.

특히 19일부터 국내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씨제이 컵@나인 브릿지((THE CJ CUP @ NINE BRIDGES)가 열릴 예정이어서 골프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KPGA투어가 선수들의 기량과 갤러리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 KPGA투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도 갤러리들을 골프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무엇보다 CJ그룹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PGA투어를 유치한 것은 한국 프로골프 발전을 수십 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그룹의 대회 개최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코리아 브랜드’를 다시 한번 글로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갤러리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선수들의 탁월한 기량이 우선이다. 여기에 선수들이 신바람을 일으키며 기량을 펼칠 ‘놀이마당’을 만들어 줄 기업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 대회가 증가하면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기량도 동시에 늘어난다. 그래야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해 보다 많은 외국 그린에서 ‘코리아’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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