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빚 못 갚겠다”…마두로 대통령, 채무재조정 선언

입력 2017-11-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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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붕괴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최악의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결국 채무재조정을 선언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영 석유업체 페데베사(PDVSA)의 11억 달러(약 1조2238억 원) 부채 원금 상환을 끝으로 채무 이행을 중단하고 해외 부채에 대해 채권단과 재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베네수엘라는 유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경제난에도 채무 상환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채무재조정 선언으로 마두로는 더는 베네수엘라가 막중한 부채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모든 해외 부채에 대한 완전한 재조정을 요구한다”며 “미국의 금융제재 때문에 새 자금조달 길이 막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가 지불해야 할 채권 이자만 해도 현재 약 8억 달러에 이른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토리노캐피털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주정부 기관의 해외 부채만 총 1430억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고강도 금융제재를 부과했다. 해당 제재는 베네수엘라가 국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조달을 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들은 베네수엘라 신규 채권 발행이 금지됐다.

타렉 엘 아이사미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채무재조정 책임을 맡게 됐다. 마두로는 “아이사미 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채와 페데베사 회사채를 보유한 채권자들을 소집해 재조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사미 부통령도 미국의 제재 명단에 포함돼 있다. 그는 마약조직을 비호하고 수천 kg에 달하는 코카인 밀매에도 관여한 혐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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