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27. 성목태후(聖穆太后)

입력 2017-11-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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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중 세 명이나 왕이 됐지만

성목태후(聖穆太后)는 김씨이고, 신라 38대 원성왕(元聖王, 재위 785∼798)의 맏아들인 인겸(仁謙)의 부인이다. 인겸은 원성왕 즉위 직후인 786년에 왕태자로 책봉되었으나 791년(원성왕 7년)에 죽었다. 이듬해인 792년에 그의 형제인 의영(義英)이 태자로 책봉되었는데, 의영 역시 794년에 죽었다. 이에 796년에 인겸과 성목태후의 맏아들인 준옹(俊邕)이 태자로 책봉되었다. 준옹은 원성왕이 죽은 후에 신라 39대 소성왕(昭聖王, 재위 799∼800)으로 즉위하였다. 어머니 김씨는 성목태후로 추봉됐다.

중국의 당 왕조는 성목태후를 신라왕의 어머니로서 대비(大妃)의 책봉을 내리고자 하여 책봉 사신 위단(韋丹)을 파견하였다. 그러나 그가 신라에 오는 도중 소성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당으로 돌아가 성목태후의 대비 책봉은 무산되었다. 그 책봉 문서는 808년에 당에 간 신라 사신 김력기(金力奇)가 귀국하는 길에 이전의 책봉 문서를 가져갈 수 있기를 요청하여 허락받았기에 신라에 가져올 수 있었다.

당의 책봉 문서에는 성목태후의 성이 신씨(申氏)로 기록되어 있다. 또 이 책봉 문서에 소성왕의 비인 김씨 계화부인(桂花夫人)의 성 역시 숙씨(叔氏)로 기록되어 있다. 성목태후와 계화부인은 모두 김씨로, 소성왕과 성이 동일하다. 왕실 내의 동성 간 혼인을 감추기 위해 신라가 당에 왕모와 왕비의 성을 가칭으로 보고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소성왕의 왕비가 칭한 숙씨는 아버지인 숙명(叔明)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로 보아 성목태후 아버지의 이름은 김신○(金申○)이었을 것이다.

성목태후의 배우자인 인겸은 태자 시기에 죽었고, 그의 맏아들 준옹은 왕으로 즉위하기는 하였으나 그 역시 일찍 죽었다. 이후 준옹의 아들인 애장왕(哀莊王)이 즉위하였는데, 숙부인 언승(彦昇)이 그를 죽이고 왕이 되었다. 신라 41대 왕으로 즉위한 헌덕왕(憲德王, 재위 809~826)이 그이다.

헌덕왕과 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는 42대 흥덕왕(興德王, 재위 826∼836)은 모두 소성왕의 동생으로, 인겸과 성목태후의 아들들이다. 이외에 당시 대내외적으로 큰 역할을 담당한 충공(忠恭) 역시 인겸과 성목태후의 아들이다.

성목태후는 비록 왕후가 되지 못하였으나 아들 중 3명이 왕(소성왕·헌덕왕·흥덕왕)이 됨으로써 연이어 태후의 자리를 점할 수 있었다. 다만 소성왕이 즉위 직후 아버지 인겸을 혜충대왕(惠忠大王)으로, 어머니 김씨를 성목태후로 추봉한 것으로 미루어 성목태후가 이 시기에 이미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과 죽음은 누구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성목태후가 살아서 태후의 지위를 누렸다 하더라도 아들과 손자 간의 왕위 쟁탈전에 평안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성목태후의 이른 죽음이 마냥 안타깝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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