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치킨게임…韓ㆍ日 설비 경쟁 본격화

입력 2017-12-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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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 10월 네덜란드에서 전기차 아이오닉을 앞세워 '카셰어링 서비스'를 론칭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산업에서 본격적인 한일 경쟁도 시작됐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지난 10월 네덜란드에서 전기차 아이오닉을 앞세워 '카셰어링 서비스'를 론칭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산업에서 본격적인 한일 경쟁도 시작됐다. (사진제공=현대차)

다양한 스마트 장비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시대가 성큼 도래하면서 배터리 2대 강국인 한국과 일본이 본격적인 설비 경쟁에 나섰다. "반도체에 이어 또 한번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와 일본 후지게이자이(富士經濟)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약 13조7000억 원 규모였던 전세계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25년에 무려 5배 늘어난 64조5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배터리 2대 강국으로 통하는 한국과 일본이 전자제품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 전용 배터리 팩까지 앞다퉈 설비 경쟁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국내 업체가 선전하고 있지만 향후 몇년 안에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 1위 파나소닉…LG와 삼성의 맹추격=지난 10월에 나온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이같은 전망이 더 뚜렷해진다.

지난해까지 전자제품용 소형 배터리 시장 1위는 삼성SDI(점유율 18.5%)였다. 3위도 LG화학(13.1%)이었다. 문제는 1위 삼성SDI를 바짝 뒤쫓고 있는 2위 일본 파나소닉(16.8%)이다. 파나소닉은 소형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속속 기술협약과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를 따져보면 파나소닉이 앞질러 나간다. 올해 1~7월에는 소형 배터리시장 2위였던 파나소닉이 독보적이었다. 일찌감치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협약을 맺었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기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두는 단연 파나소닉(24.9%)이었다. 2위는 시장점유율에서 멀찌감치 LG화학(11.7%)이 뒤쫓고 있다. 관건은 LG화학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60.7%나 성장했다는 점. 6위 수준에서 곧바로 2위까지 치솟았다는게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 6.1%인 삼성SDI도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상승한 상태.

한국기업의 이런 추격전에 파나소닉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약 1조 원을 투입해 일본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 다발적인 설비 증설에 나설 것"이라는 장기 계획을 밝혔다.

이 장기계획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일본 효고현 LCD 공장에서는 2019년부터 배터리를 함께 생산한다. 중국 다롄공장 옆에 제2공장을 신설하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공동 운영 중인 '기가 팩토리' 생산량도 크게 늘린다고 밝혔다. 한국 업체의 설비 증설과 투자에 맞서 1위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 SK이노베이션도 추격전에 가세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헝가리에 유럽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약 8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내년 2월 착공 예정인 이 공장은 2020년이면 연간 7.5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1.0GWh 규모의 공장은 3세대 전기차(항속거리 약 500km)를 기준으로 약 3만3000대가 1회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글로벌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같은 공격적인 배터리 설비 증설 계획에 따라 2021년이면 1GWh 이상 대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이 26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급해진 파나소닉은 서둘러 토요타와 손을 잡았다. 지난 13일 도쿄도내에서 전기차(EV)  배터리사업에 대한 협약을 마친 토요다 아키오 사장(왼쪽)과 파나소닉 쓰가 가즈히로 사장. (출처=미디어토요타)
▲다급해진 파나소닉은 서둘러 토요타와 손을 잡았다. 지난 13일 도쿄도내에서 전기차(EV) 배터리사업에 대한 협약을 마친 토요다 아키오 사장(왼쪽)과 파나소닉 쓰가 가즈히로 사장. (출처=미디어토요타)

◇양산 전기차 시장도 토요타 vs 현대차그룹=양산 전기차 시장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전날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분석을 인용해 "전기차 수요증가로 배터리 생산공장이 확대되거나 신설되어 1GWh급 이상의 대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2016년에는 85GWh에 불과했으나 2025년 500GWh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산 메이커도 속속 전기차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2030년 연간 1100만 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세부적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550만 대가 전기차(하이브리드와 수소전지차 포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타 역시 지난 13일 전자기업인 파나소닉과 전동차용 배터리사업 협업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현재 13종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총 38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근 달성한 친환경차 판매량 세계 2위 자리를 장기적으로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이기상 전무는 지난 13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를 통해 "최근 2025년까지의 사업계획을 확정 지으면서 친환경차 라인업을 총 38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 반도체 산업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시대의 배터리 산업도 공격적인 설비 증설 경쟁이 시작됐다"며 "대규모 생산으로 인한 가격인하와 첨단 고도기술 개발, 경쟁업체 퇴출, 선도기업의 생존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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