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규 산업칼럼] 새해 건설업 화려한 변신 기회로 삼아야

입력 2017-12-27 10:46 수정 2017-12-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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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원장

2018년 새해에 가장 우려되는 산업 분야 중 하나가 건설업이다. 경기선행지표상으로 건설업 모든 분야에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우선 주체별로 보면 민간이나 공공 부문 모두 수주 감소가 엿보인다. 공종별로도 토목이나 주택 건설 모두 2018년에는 투자 증가세가 대폭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건설경기 과열방지 대책이 진행되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가 예정되어 있는 까닭이다.

건설업 경기둔화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하나는 과잉투자를 억제하고 부동산시장의 과열경기가 진정된다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국내경제 성장은 건설업 주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업에 대한 지나친 투자는 투자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부추겨 주거 안정을 해치게 된다.

부동산경기 과열은 가계부채를 늘리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일단 새해 건설업 경기둔화는 이 같은 우려들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건설업이 대표적인 내수산업이자 중소·중견기업들로 구성된 서민 중심 업종이라는 점이다. 건설업의 급속한 위축은 서민들의 일자리 수와 소득수준을 크게 줄여 국내 체감경기를 빠르게 하락시킬 가능성을 높여준다.

특히 건설경기에 세수를 크게 의존하는 지방재정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건설업은 한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산업이다. 경제발전의 기본이 되는 도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시설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구축과 산업발전에 필요한 각종 첨단 공장들은 건설업 발전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내수 확충에 필요한 서비스업 발전이 더딘 국내경제 상황에서 내수의 견실한 성장을 촉진하고 각 시대 경제발전의 특성에 맞는 사회간접자본을 차질없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의 지속적인 혁신성장이 요구된다.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2018년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성장 패러다임에 대응하여 건설업 스스로가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노력이 보다 더 절실하다. 우선 국내 건설시장은 이제 양적 성장에서 탈피하여 질적 성장 위주로 변모할 단계에 놓여 있다.

선진국 경험에 의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신규 투자보다는 유지보수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남을 보게 된다. 국내 건설시장 역시 앞으로는 급속한 산업화 시대에 투자된 막대한 건축물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국들의 경우 건설시장 내 유지보수 비중이 50% 내외이나, 한국은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지보수 시장의 성장과 함께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추는 다품종소량 생산 체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건설상품 수요 또한 늘 것이 예상된다.

건설시장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건설 운영 시장도 보다 확대될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국내 건설업체들은 두 가지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아시아 등 개도국들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이들 지역에서 도로, 전력, 산업 설비와 같은 경제사회 기반시설과 국민 주택건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다.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과 같은 신과학기술이 새로운 건설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점이다. 건축 설계와 시공 그리고 운영에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스마트시티와 같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구상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정부의 부동산 경기대책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제 스스로 새로운 수요를 개발하고 선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국내 건설업이 세계적인 첨단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와 제한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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