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눈코 뜰 새 없이

입력 2018-04-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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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은 물론, 정부의 어느 부서 할 것 없이 무척 바쁠 것 같다. 역사적인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역사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고, 다방면에서 주변국의 입장을 살펴 상충되는 일이 없도록 고려하고, 실무에서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준비하자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다.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은 정말 눈도 제대로 뜰 시간이 없고 코도 제대로 숨 쉴 시간이 없다는 뜻일까? 아니다.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그물은 ‘그물눈’과 ‘그물코’로 구성되어 있다. 그물을 엮은 실의 매듭 부분을 ‘그물코’라고 하고 그 그물코 매듭 사이의 간격으로 인하여 생기는 공간을 ‘그물눈’이라고 한다. 요즈음이야 그물을 엮는 실이 튼튼하여 그물에 구멍이 생기는 일이 별로 없지만 옛날에는 실이 약하여 그물질을 할 때마다 잡혀 올라오는 물고기들의 요동으로 인하여 그물이 다소간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그물질을 한 다음에는 손상된 부분에 실을 덧대 짜깁기하듯이 그물눈과 그물코를 떠 넣어 수선을 해야 했다. 그런데, 고기떼들이 계속 몰려오면 그물눈과 그물코를 손질하여 뜰 겨를도 없이 손상된 그물을 그대로 다시 물에 넣어야 했다. 손상된 그물의 구멍으로 일부 물고기들이 빠져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고기떼가 떠나기 전에 성한 부분으로 그물질을 해서 고기를 잡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일러 그물의 “눈코를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이것이 관용어로 굳어져 물고기를 잡는 그물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상황에서도 바쁘기만 하면 으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눈코 뜰 새가 없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그물눈과 그물코를 꼼꼼히 챙겨서 어느 한 곳도 새는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힘을 모은다면 새는 곳은 절로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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