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 갈등 화해 모드…미국은 ZTE 제재 유예·중국 농산물 관세 철폐 추진

입력 2018-05-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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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퀄컴의 NXP 인수안도 즉각 검토…루캉 외교부 대변인 “ZTE에 긍정적인 태도 변화 보인 데 감사하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해빙 국면으로 전환할 조짐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는 대신 중국은 수십 업 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ZTE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중국 대형 휴대전화 업체인 ZTE가 신속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미 상무부에도 지시가 전해졌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트윗은 행정부 내의 인사들도 놀란 깜짝 발표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과 미국 당국자들은 물밑 협상을 진행하며 ZTE 제재 완화를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초 발표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 철회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 등 8개 품목에 25%, 과일·와인·아몬드 등 120개 품목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관세 성격이었다. 중국의 이 같은 제재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표밭인 중서부 지역 농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퀄컴의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의 인수안도 중국 측이 즉각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인수안을 즉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상무부는 그동안 퀄컴의 NXP 인수 승인을 미뤄왔다. 2016년 10월 인수 계약을 맺은 퀄컴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기술에 투자해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경제 대표단은 15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2차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무역협상은 적어도 3일, 길게는 이번 주 내내 진행될 예정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류 부총리가 19일까지 워싱턴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ZTE에 대한 제재 유예를 발표하면서 회담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루 대변인은 “미국이 ZTE와 관련한 문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데 관해 크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류 부총리는 로버트 라이트헤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같은 매파보다 무역 문제에 좀 더 온건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경제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ZTE 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제시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ZTE는 일자리나 무역 때문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며 “이것이 중국을 향한 제재를 완화하는 시작점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의 태도는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보는 것 같다”며 “즉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비꼬았다. 이어 “ZTE 제재는 중국을 변화하게 할 효과적이고도 어려운 길”이라며 “그런데 제재를 시행도 하기 전에 대통령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 그것은 전형적인 나쁜 거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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