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10년만의 여성이나 첫 IB 출신보단 금통위원이기를

입력 2018-05-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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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임지원 제이피(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부임한다. 그는 12일 임기를 마친 함준호 금통위원의 후임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일요일인 13일 임기를 시작하면서 월요일인 14일 첫 출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JP모건 퇴사 절차 등 개인 신변 정리가 늦어지면서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취임과 함께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는 벌써 두 가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만큼 세간의 관심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선 ‘10년 만에 탄생한 여성 금통위원’이라는 것이다. 2008년 3월 퇴임한 이성남 위원에 이어 두 번째 여성 금통위원이다. 또 하나는 ‘사상 첫 투자업계(IB) 출신 금통위원’이라는 점이다. 그는 JP모건에서 1999년부터 20여 년간 국내외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분석을 해왔다.

한은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그의 이 같은 배경이 금통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자 출신이 대부분인 기존 금통위와 달리 이론에만 치우치지 않는 의사결정과 함께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4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그를 국내에서 시장을 가장 잘 아는 3인 중 1인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그의 성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그가 최근 7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다는 점에 견줘 그를 매파(통화 긴축론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마침 24일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그가 참여하는지부터 금통위원으로서 어떤 의견을 밝힐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다만 우려스런 점도 있다. 세간에서는 한은 총재 후보는 청와대부터 남대문(숭례문)까지 줄을 섰고, 금통위원 후보는 청와대부터 남대문을 찍고 다시 청와대까지 줄을 선다는 말이 있어 왔다. 때문에 총재나 금통위원이 결정되면 일부 뒷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뒷말은 다소 과한 듯하다. 벌써부터 그의 이력부터 경력과 능력을 폄훼하는 말들이 한은 안팎에서부터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JP모건 서울지점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로 따지면 시중은행의 동남아 어느 지역 지점의 연구원 정도 수준이다. 그런 이코노미스트가 그 나라의 금통위원이 된 셈”이라 말했고, 또 누구는 “외국계 IB 출신이라지만, 업계 특성상 한 곳에 그리 오래 있었다는 것은 되레 능력 부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IB 출신 중에도 그보다 뛰어난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어떤 이는 “딱딱한 금통위 회의 분위기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견 긍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자칫 여성을 강조한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는 점을 떨칠 수 없었다. 다른 누구는 아예 노골적이다. “누구누구가 강력히 밀었고, 여성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시각이든, 부정적인 시각이든 이를 풀어가야 하는 것은 결국 임 신임 위원의 몫이다. 또 논평가에서 결정권자로 입장이 바뀐 만큼 실력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각종 비판에 유연하면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통화정책 전문가조차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1년이 걸린다는 금통위원 자리다. 이 총재도 앞선 자리에서 “그간 금통위를 주시하고 평가하다가 입장이 달라지면 본인도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사람이 아닌 여러 종류의 조류로 불릴 각오도 해야 한다. 함 전 위원은 퇴임 직전 “때로는 비둘기로, 때로는 올빼미로 불렸다. 이제 조류에서 사람으로 돌아간다”고 말해 그간의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밝히기도 했었다.

그런 점에서 내정 결정이 있었던 2일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족한 게 정말 많다. 열심히 하겠다. 쓴소리도 많이 해 달라”고 말한 점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가 퇴임할 4년 후 그가 여성도 아닌, IB 출신도 아닌 오로지 금통위원으로 기억되길 기원한다.kimnh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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