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조영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입력 2018-06-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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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자의 소비시장 미래 전망

국가와 산업의 미래에 인구 추이처럼 중요한 변수가 있을까. 인구 추이는 마치 거대한 해일처럼 다른 많은 변수를 삼켜버린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조영태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북스톤)에서 인구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비시장의 미래를 말한다. 이 책은 인구 추이라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전망치를 기초로 인구라는 숫자 변화가 가져올 기회와 위기를 다룬다. 백화점, 호텔, ICT, 화장품, 식품, 주류, 커피전문점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인구 추이를 중심으로 미래 전망이 행해지고 있다.

책을 펼치자마자 인구학자가 바라보는 미래상이 기록돼 있다. 2020년 예상 출생아 수는 약 30만 명으로 영유아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4분의 1로 축소된다. 2021년엔 1961년생 은퇴자 수가 89만 명에 육박함으로써 교육 수준이 높은 세대의 창업 인구가 급증한다. 2023년에는 18세 인구가 약 42만 명으로 대학들은 신입생 충원을 위해 등록금 인하 경쟁에 돌입한다. 2024년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이 줄어들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철수가 도미노 현상처럼 확산한다. 이런 현상은 지방 생활을 더 불편하게 만들고, 결국 젊은이들은 속속 지역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2025년이 되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75세 이상 비중이 41%를 웃돌고, 2027년부터 큰손 고객인 50대 ‘사모님’의 고령화로 지방 백화점의 몰락이 시작된다. 2040년이 되면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70세를 넘어선다. 현업에 분주한 사람에게 이런 미래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다. 그러나 인구 전문가의 도움으로 시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짧은 시각이 의사결정에 실수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래의 소비시장을 뒤흔들 인구 현상 8가지를 든다. 초저출산, 만혼, 비혼, 도시 집중, 가구 축소, 수명 연장, 질병 부담 급증, 외국인 유입 축소다. 역대 정부는 수도권 인구 집중의 억제를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혁신도시 건설, 행정도시 이전, 공기업 이전, 수도권 개발 억제 등 초강수를 강행했다. 그러나 수도권을 향한 거대한 이동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인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저출산 못지않게 심각한 인구 문제는 도시 집중이다. 혹자는 이를 지방 소멸이라는 살벌한 용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게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지금 이대로라면 10년 뒤 중소도시는 모두 군 단위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책의 3분의 2는 ‘작아지는 시장, 새로운 기회를 찾아라’는 제목으로 모두 17개 산업 분야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인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8가지 대세가 각각의 산업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다룬다. 결국 기회는 무엇이며, 위기는 무엇인가를 다루고 있다.

고전 중인 백화점 업계에 저자는 인구학자의 시각에서 “모두를 위한 럭셔리라는 기존 콘셉트를 다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화장품 업계는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급속히 ‘미용’으로부터 ‘케어’로 무게중심이 이동될 것으로 전망한다. 식품산업은 40~50대를 겨냥한 간편식 시장에 주목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업무시간 단축과 같은 제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다시 말하면 사회 전반의 일 문화와 정책 변화가 커피전문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인구학자의 과감한 미래 전망은 트렌드 전문가와 달리 새로운 인사이트(통찰력)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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