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린의 벤처칼럼] 사내기업 ‘챔피언’을 길러라

입력 2018-07-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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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바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취업의 대체로 벤처기업을 권장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선진국 벤처산업들은 사내 기업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신흥 전자산업만 그런 건 아니다. 전통적 군수산업의 대표적 회사인 록히드 마틴은 스컹크 웍스(Skunk Works)라는 이름으로 최첨단 전투기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3M의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인 포스트 잇(post-it)은 사내 벤처의 실패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로 우위를 잡기 위해서는 기업 안에서의 벤처 활동을 증진해야 한다.

사내 기업을 꾸리는 것은 쉽지 않다. 적절한 자본과 인력을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에 투입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런다 해도 항상 긍정적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잘 밝혀진 바이다. 혁신 아이디어에 중점을 두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결과가 훌륭한 사내 기업의 혁신 프로젝트에서는 항상 발견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내 벤처 ‘챔피언’이다. 챔피언이란 팀원의 관여와 협업을 끌어내고 힘을 실어주며 성공에 필요한 일을 책임감 있게 진행하고 참여하는 멤버를 말한다. 성공한 프로젝트는 이런 챔피언이 한 프로젝트에 여러 명 있다.

실제로 챔피언은 반드시 프로젝트 진행을 주도하는 리더도, 프로젝트에 대해 가장 많이 잘 아는 멤버도 아니다. 챔피언을 결정하는 것은 자발적 동기, 프로젝트에 대한 시간과 노력 투여, 나의 일이라 생각하는 관여와 책임감이다. 챔피언은 사내 벤처를 자기 벤처라 생각하고 혼신을 다해 끌어가는 사원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런 사원을 알아내기 어렵고, 이런 자세를 증진하고 지속하게 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사내 벤처가 성공하든 못 하든 챔피언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점이다. 사내 벤처는 특징상 진행, 평가, 경쟁, 비교가 사내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사내 벤처를 내 일처럼 끌고나가면서 프로젝트 자체는 물론 사내의 다른 부서와 다른 인원과의 관계, 갈등, 질시, 시기 등을 같이 풀어 나가야 한다. 내 것처럼 일해온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남아 있기 어렵고, 성공해도 그다음 결과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와 시기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사내 벤처를 육성하려는 기업은 먼저 챔피언을 발굴하고, 키워내고, 회사와 오래 함께하는 방법과 건전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내 기업의 규모와 중요도가 어느 정도 커지면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보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율을 보장하면서 사내 벤처의 현실적 출구전략(exit strategy), 적절한 보상구조를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

사내 벤처의 구조와 진행과정은 기업의 구조와 성향에 맞게 디자인돼야 한다. 이제 우리 기업도 어느 정도 사내 벤처를 진행함에 따라 성공과 실패에 관한 데이터가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패를 미래의 실패로 보지 않는 것이다.

사내 벤처를 통한 기업 혁신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실패했다면 그 원인을 밝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게 적합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개인이 진행하는 벤처에만 중점을 둘 게 아니라 사내 기업의 챔피언 육성 교육과 노력을 인정하고, 이를 진행하는 기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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