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린의 벤처칼럼] 투자자도 물어야 할 질문이 많다

입력 2018-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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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경영학과 교수

벤처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지면서 벤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관심과 함께 벤처 펀딩 참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벤처 선진국에서는 큰 자본과 전문가로 구성된 재무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작은 자본금을 모아 벤처 초창기에 자본금 조달이 어려운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엔젤투자나 크라우드 펀딩을 많이 하고 있다.

엔젤투자와 크라우드 펀딩의 큰 차이점은 뭘까. 엔젤의 경우 벤처가 크는 데 중요한 조언이나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역할을 같이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엔젤투자는 종종 투자금에 비해 적지 않은 지분을 요구하며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부분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 자금 목표액과 모금 기간을 정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투자금을 구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는 투자자가 아주 작은 자본금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벤처의 주요 결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섞은 모델도 종종 볼 수 있다. 주식 운영 회사처럼 다수에게서 투자금을 모으지만 그 투자금의 운영은 조언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줄 수 있는 팀이 꾸려가는 형식이다. 궁극적으로 벤처가 우리 산업구조에서 활성화하는 데 정부 주도의 벤처 활성화와 함께 개인의 지분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어떤 행태든 투자자로 참여할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펭귄 현상(생각 없이 우르르 몰려가는 행위) 또는 소위 묻지마 투자 행태다. 아무리 자본이 작더라도 본인에게 중요한 자본이면 좀 더 신중히 짚어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즉 투자 전에 자신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다.

이런 질문은 벤처를 기획하는 사람들 자체가 벤처를 시작할지 안 할지를 결정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주요 질문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바로 벤처 진행팀 구성과 벤처 아이디어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이 두 가지가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경험이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팀과 아이디어의 어떤 부분을 평가해야 하는지 구체적 아이디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별로 어렵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 먼저 본인을 벤처 기획자라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 벤처를 추진할지 결정하면 된다. 즉, 벤처 기획자가 이 아이디어를 실행할 기술적 경험적 능력이 있는가? 이 모델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얼마나 있는가? 이 벤처가 실패하면 이들이 잃을 것이 많은가? 다시 말해 배수의 진을 치고 진행하고 있는가? 어떤 가치관으로 벤처를 추진하고 있는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수용하고 도와주는 열정을 끌어낼 정도인가’이다.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당연히 중요하다. 특히 투자자가 소비자가 되어 질문을 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이 모델이 해결하기 어렵고 내가 짜증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가? 이 모델이 해결하려는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많을까? 이 모델보다 더 쉽게, 더 싸게 문제점을 해결하는 다른 방법은 없는가? 이 아이디어가 당면한 문제점이 해결되면, 이런 모델을 통해 연결된 다른 문제도 해결하는 장점이나 가능성이 있는가? 즉, 마켓 확장성이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벤처 평가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이런 부분은 내가 관여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서 짚은 것처럼 이는 절대로 고도의 전문성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의 전환이다. 즉, 나를 벤처 추진자로, 이 벤처 모델의 소비자로 관점을 바꾸어 본인이 수용하고 만족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투자자로서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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