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0∼70m 깊이에 건설되는 지하철 신안산선이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승객을 승강장까지 옮기는 구조로 지어진다.
이에 따라 역마다 엘리베이터 빌딩 건물형 역사가 세워진다. 지상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형 출입구가 사라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5일 "내년 착공 예정인 신안산선은 지하 70m까지 내려가는 대심도(大深度) 형태로 건설되는 만큼, 승객들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위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기본 이동 수단으로 삼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안산선 복선전철 구간 15개 역 가운데 광명역을 제외한 14개 역이 모두 이 같은 형태로 설계됐다.
통상 지하철역은 지상으로 난 출입구를 통해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내려간 뒤 개찰구를 통과해 2∼3층을 더 내려가 승강장에서 열차를 타는 형식이다.
그러나 지하 70m 깊이로 건설되는 신안산선의 경우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이동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급한 경사도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와 신안산선 사업자는 지상 도로 양방향에 건물형 역사 2∼3개 만들고 역사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40인승) 6∼12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화재·지진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계단을 설치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4배 속도가 빠른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승객을 빠르게 지하로 이동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상에 짓는 건물형 역사에는 환기·환풍 시설도 모두 모아 지상에서 환풍구도 없어진다.
지하철 공사를 위해 도로를 막고 우회시키면서 하던 굴착·개착 공사도 사라져 공사로 인한 교통체증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지하철 역사 중 지하 56m에 건설돼 가장 깊은 역인 부산 지하철 만덕역의 경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함께 설치했지만, 에스컬레이터 사용자가 적어 운행을 중단한 상태"라며 "신안산선을 비롯해 수도권 광역전철(GTX) 등 대심도로 지어지는 전철은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승객 이동을 담당하는 설계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에서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3.6㎞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당초 개통 목표는 2023년이었지만 사업자 선정 등 절차가 길어지며 착공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신안산선이 완공되면 현재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1시간 30분 걸리는 지하철 길이 30분대로 단축된다.